일제강점기 고통·항일정신 담은 '동래아리랑' 가사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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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고통·항일정신 담은 '동래아리랑' 가사 복원
  • 피터 조 기자
  • 승인 2015.06.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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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피터 조 기자] 부산의 구전 민요인 '동래 아리랑'의 가사가 복원됐다. 동래 아리랑 가사는 남녀간 사랑을 노래한 다른 지역 아리랑과는 달리 일제강점기 고통과 항일정신이 담긴 것으로 분석돼 관심을 끈다.

부산 동래구는 동래 아리랑의 전체 가사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동래 아리랑은 동래지역 어르신들 사이에서 구전됐는데 가사가 정확하지 않았다.

가사 복원작업은 1997년 동래구청 문화공보과 직원 이상길(59) 씨가 구전가요를 찾는 작업을 하다가 한 고음반 소장가의 레코드판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동래 아리랑은 오케이레코드사에서 1937년 발매한 것으로 민요가수 서영신이 피리 반주에 맞춰 부른 2분54초 분량이다.

음반이 전해지지만 녹음 상태가 좋지 않아 가사 복원이 어려웠는데 이씨가 수년간 고증작업을 벌인 끝에 최근 동래 아리랑 가사를 최근 규명해냈다.

가사를 보면 동래 아리랑은 일제강점기에 주로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가사 첫 소절 "현해탄에 배가 뜨자 정든 님은 간 곳 없고"는 193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강제 징용돼 일본 본토로 끌려가던 상황을 노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번 가신 우리 님은 봄철에도 안 오시네", "무정하다 고동 소리 이내 간장 다 녹이네" 등의 가사도 일본으로 끌려갔지만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사에는 동래온천과 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던 동래읍성의 동쪽 공간인 '동장대'도 등장한다.

이씨는 "동래 아리랑이 일제강점기 민족의 아픔과 항일정신을 담은 민요라는 점을 밝혀낸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며 "동래 아리랑이 불린 당시 사진과 음반을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동래 아리랑보존회를 따로 만들어 동래 아리랑 계승·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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