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량 수리를 위한 대규모 투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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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량 수리를 위한 대규모 투자 발표
  • 피터조 기자
  • 승인 2022.02.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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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273억 달러 투입
현재 교량 4만 5천개 이상, '구조적 결함' 상태

지난1월 14일, 바이든 행정부는 교량 보수에 273억 달러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50개 주를 포함하여 푸에르토리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땅에 걸쳐 보수가 필요한 교량을 수리하거나 교체한다. 자금은 지난 11월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조2000억 달러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에서 충당한다.

 ■교량 보수에 5년간 273억 달러 투입

이번 투자안은 향후 5년간 273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로 미국 전역에 걸쳐 '구조적으로 결함(Structurally deficient)'이 있는 1만5,000개의 고속도로 교량을 보수한다. 1956년 미국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주간 고속도로 시스템(interstate highway system) 투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확충 투자이다. 미국은 이번 투자가 주와 지방 정부가 이러한 문제점을 우선 해결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사회기반시설은 심한 부식, 콘크리트 교대 철근 노출, 도로 파손, 바닥판 누수 등 손상 정도가 심한 곳이 많으며 미국의 넓은 국토로 인해 유지관리 점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교통국(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산하 연방 도로청(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에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는 61만7000개 이상의 교량이 있으며 전체 교량의 7.5%가 현재 구조적으로 열악한 상태이다. 

미국 전체 교량의 42%가 50년 이상 노후된 교량이다.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는 교량을 종단 간 배치할 경우 1,080마일에 달하며 이는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와 버지니아 시애틀까지의 길이에 해당한다. 연방 도로청은 매일 1억7800만 명이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의회 보고서의 정의에 따르면 '구조적으로 결함'은 기능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나 결함 요소 수리 및 결함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는 교량은 하중 지지 요소가 열화 또는 손상으로 인해 상태가 좋지 않거나 선박의 통행을 위해 교량 수로 개방 시 이를 견딜 수 없는 상태를 구조적 결함이 있는 교량이라 말한다.

미국 교통부는 교량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 0에서 9까지의 숫자와 색상으로 구분된 등급 시스템을 사용하며 9등급은 우수한 상태의 교량을 의미하고 0등급의 교량이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안전 문제로 폐쇄된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교량 구성 요소 중 하나라도 등급이 4(나쁨 또는 열악한 상태) 이하인 경우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는 교량으로 분류한다.
미국 토목학회(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 ACCE)는 매년 미국 사회기반시설의 활용도, 유지보수 상태, 보수를 위한 재정 확보 역량, 미래 가치, 공중 안전 등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데, 2021년 미국의 교량 인프라 시스템을 안전 부문에서 일부 기능적 심각한 결함이 있는 C등급으로 평가했다.

 

 ■주별 지원금 및 교량 현황

올해 미국 교통국은 구조적으로 결함이 교량 보수를 위한 연방 지원금 273억 중 53억 달러를 주정부에 투입한다. 지금까지 주정부는 인프라 보수를 위한 연방 지원금을 총 지출의 80%까지만 사용이 가능했으며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금액은 주정부에서 충당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인프라 투자 법안으로 주정부는 100% 연방 지원금만으로 보수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 교통국에 따르면,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는 교량의 수가 가장 많은 주는 아이오와(4571개), 펜실베이니아(3,353개), 일리노이(2,374), 오클라호마(2,326개), 미주리(2,190개), 뉴욕(1,702개), 캘리포니아(1,536개), 노스캐롤라이나(1,460개), 미시시피(1,386개) 순이다.

교통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가장 많은 금액의 지원을 받는 주는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 뉴저지, 뉴욕 순이다.

이번 인프라 투자 발표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의 '더 나은 미국 건설(Build Back Better)' 계획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첫걸음이다. 건설업계는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지출 발표에 희망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주정부도 당장 올해부터 큰 금액을 지원받기 때문에 교량 보수를 위한 준비가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성봉 코트라 미국 시카고무역관은  미국 내 인프라 건설 호황이 예상됨에 따라 철강, 기계, 기자재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궁극적으로 자국을 우선으로 한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도모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시장 참여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외국계 기업은 미국 기업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현지 기업과의 생산공정 협력 강화를 통한 현지화 협력에 나서고 있다. 과거 일본 기업의 경우 현지화를 통해 공급망을 구축해 금문교, 후버댐 교량 공사 등을 수주하였으며 중국 기업도 미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하여 철강 파이프를 미국에 공급하는 방식을 추진한 바 있다. 국내기업으로는 두산밥캣이 미국 수요 증가에 대비해 미네소타 공장 증설을 마쳤으며 노스캐롤라이나 공장도 추가 증설 하고 있다.

그는 “드론, 증강 현실, 사물인터넷, 초고성능 콘크리트(Ultra-High Performance Concrete) 등 새로운 분야도 눈여겨 봐야 한다. 드론은 엔지니어가 문제를 더 쉽게 찾아낼 수 있도록 하고, 증강 현실은 기획자가 프로젝트를 시각화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한다.  

사물 인터넷으로 구동되는 자율 차량 및 기계장비는 공사 긴간을 줄일 수 있어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초고강도·고내구성·고유동성의 성질을 지닌 초고성능 콘크리트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초고성능 콘크리트는 2015년 아이오와 교량 개선사업에 활용되면서 시장에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미국 현지 조달 전문가는 KOTRA 시카고 무역관의 인터뷰에서 “현지 생산이 어렵다면 기자재 납품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설계, 건설,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 분야는 비교적 해외 건설기업들에 시장 참여가 열려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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