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고객들에게 공지 안해, '카카오 먹통' 사고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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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고객들에게 공지 안해, '카카오 먹통' 사고은폐 의혹
  • 브라이언 홍
  • 승인 2022.10.18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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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카카오 대란을 불러온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를 고객사에 바로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심지어 일부 고객사는 자사 사이트 운영에 이상을 발견해, 직접 통신장애 신고를 하고 나서야 SK 측으로부터 안내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인포스탁데일리 취재를 종합해보면 지난 15일 오후 318분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당시 카카오 등을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사고내용을 즉시 전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SK 판교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IT기업 한 고위관계자는 인포스탁데일리에 판교데이터센터 화재 사고와 기능 마비를 SK측으로부터 정식 통보 받은 것은 화재 진압을 위해 물 뿌리기 10분 전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 CCTV에 화재가 발생하던 당시의 상황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설치된 CCTV에는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 곧바로 자동소화 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에는 화재 피해가 없었지만, 소화수()로 화재 진압을 위해 전원을 차단하면서 서버 가동이 중지된 것이다.

이현권 법률사무소 니케 대표변호사는 사고 즉시 출동한 소방서 측이 배터리 화재 진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SK 측과 협의해서 소방수 사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카오 측이 소방수 사용 10분 전에 통보 받았다면 사고 발생 시간과 꽤 시간차가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SK 판교데이터센터 또 다른 입주 고객사의 업무일지에 따르면 15:18분 화재 발생 이후 16:01분경 화재 사실을 처음으로 SK 측이 아닌 자사 직원을 통해 상황 공유 받았다고 적시돼 있다.

업무일지에는 화재 발생 시 고객사를 위해 SK 측의 사업자 비상연락망이 가동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심지어 해당 보고자와 1층 상황실 근무자 역시 SK 측으로부터 오랜 시간 재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하고, 안내방송을 통해 옥외로 대피만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입주 기업 관계자를 포함한 고객사 파견 근무자들은 화재 진화를 위한 건물 전체 정전 시행을 포함해 SK로부터 화재발생과 진행사항, 복구 상황에 대해 전혀 진행사항 전혀 공유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화재 현장에서 SK와 소방서 등에 직접 문의해 상황을 확인이고, 사고 사례를 본사로 전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SK 측은 사고은폐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도 일부 드러났다. SK는 지난 16일 오전 10시경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서버전원 공급이 90%를 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18일 오후 3시경까지 카카오의 33천여대의 서버 중 1만대의 전원이 공급 안되고 있었던 것으로 인포스탁데일리 취재 결과 파악됐다.

이날 오후 3시경 SK 판교데이터센터에서 운영 중이던 카카오 서버의 75%정도만이 전원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SK 측에 왜 우리 것만 전원 공급률이 75% 수준이냐고 물어봐도 뾰족한 대답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양오 ISD기업정책연구원장은 “SK그룹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최태원 회장의 국감증인으로 나가는 등 카카오 먹통대란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자 SK 측에서 사고 은폐나 무마 시도를 계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석주 협성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번 장애는 여러 원인들이 얽혀 있으나 1차적으로는 초기에 문제가 발생된 기간통신 시설에 해당하는 데이터센터의 내부 관리에 대한 논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서버 이중화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의 이중화, 삼중화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전력이 다양한 루트로 상시 공급돼야 하는 게 데이터센터의 기본 가정인데, 시설 운영 상 예상할 수 있는 화재로 전원 자체가 셧다운되는 것이라면 설계 자체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전기실 화재로 대규모 고객사 서버가 일시 중단될 경우 감당하지 못할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임대 공간의 전원 스위치를 내린 게 과연 합당한 조치였는 지도 따져봐야 할 쟁점이다.

이승민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K C&C는 카카오의 서비스가 중단되면 어떤 손해가 발생할지 명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다만 SK C&C의 배상 범위에 대한 법정 다툼의 여지는 있는데 카카오가 소비자 피해 보상을 법적 배상액보다 많이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상액 전부를 구상권 청구로 받아내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구글
사진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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