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의 비전과 우리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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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의 비전과 우리의 대응
  • 김종도 부회장
  • 승인 2022.11.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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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도 부회장

지난 11월 17일 석유왕국의 미스터 에브리 싱이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그간 머문 20시간 동안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온종일 인터넷을 달구었고 경제불황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제2의 중동 붐이라는 단비를 뿌려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처음에 8조 5천억 원으로 논의되던 MOU(양해각서)가 지난 11월 초에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상황이 반전되어 지난 달 코리아 패싱에서 다시 왕세자의 방문으로 이어져 무려 40조원으로 불어났으며 이를 세분하게 추진할 경우 100조억 원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다. 사우디는 이제 본격적으로 ‘LOVE KOREA!’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기에 Korea-Trend를 본받아 Saudi-Trend를 창출하려고 지난 6월 사우디 문화부 차관도 방한하였다.

사우디는 엔터테인먼트에 앞으로 3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양해각서가 체결된 저녁에 필자는 최근 약 15년을 사우디를 연구하면서 만감이 교차하였다. 필자는 과연 우리는 한국-사우디 외교수립 60주년을 맞아 사우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한 번쯤은 스스로를 반추하면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 사우디 정부는 1932년 사우드 가문이 세운 신생왕가로 영국이나 일본 등에 비하면 아주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왕위계승이 형제에서 지난 2017년에 부자간으로 바뀌면서 무함마드 빈 왕세자는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다질 필요가 있다. 그는 이란과의 지난 40년의 경쟁을 무모한 경쟁이라고 하면서 ‘비전 2030’을 통하여 사우디의 대변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진정성을 가지고 모든 일에 임하기에 전체인구의 70% 육박하는 사우디 젊은이들의 우상이다. 왜냐면 그는 꼰대가 아닌 젊은 왕세자로서 국내 킹사우드 대학교에서 교육받은 법학도로 젊은이들과 공감을 하기 때문이며 그리고 최근에 영화관 개방, 여성의 운전허용, 여성의 경기장 관람 등 수많은 여성을 향한 규제를 풀고 수많은 일자리 창출을 하였다. 이를 싫어할 젊은이가 어디 있겠는가?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022년 11월 17일 서울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왼쪽)와 회담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한국의 외교 및 외교 전문가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022년 11월 17일 서울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왼쪽)와 회담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한국의 외교 및 외교 전문가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다.

그런데 우리는 수교 60년에 된 지금에도 사우디를 잘 모른다. 불과 10여년 전까지 사우디에 헌법이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 왜냐면 사우디를 원유 공급원 정도로 생각하고 가끔 공사수주나 해서 덕을 보면서 살자는 식의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사우디 석‧박사학위논문도 62편에 불과하다. 해외지역을 진출하기 전에는 그 나라에 대한 기초연구가 선행되어있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 이런 것에는 미숙하고 관심도 없다. 필자가 과거에 한국중동학회의 총무이사를 두 번 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인색함에 놀랐다.

일본기업은 해외지역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며 인색하지 않다. 일본 중동학회는 필자에게 연구비를 줄 터니 수단에서 10년간 보고 느낀 것을 글로 써달라고 할 정도다. 2005년 고인이 된 압둘라 국왕은 우리나라와의 협력관계를 아주 강조한 분이다. 그 유지를 받들어 현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한국과의 지속적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11월 17일 윤석열 대통령은 모하메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7년 10월 24일 5000억 불 규모의 네옴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2019년 10월에는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10조원에 이르는 MOU를 체결하고 이번에 일본 패싱을 하고 또 다시 큰 선물 보따리를 들고 재방문 한 것이다. 그가 이번 두 번째 방한에서 8대 기업총수들에게 “이거 해 주세요” 일방적 주문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사우디 뭘 하길 원합니까?”라고 상대방이 먼저 물어본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 사우디는 한국과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사우디를 돈버는 대상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 친구 Rafiq로 생각하고 다음 60년을 위하여 사우디를 다시금 처음부터 연구하고 새로운 파트너쉽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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