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초대형 쿠웨이트 정유공장 사실상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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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 초대형 쿠웨이트 정유공장 사실상 수주
  • 앤디현 기자
  • 승인 2015.07.22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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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앤디현 기자]    올해 3월 국내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최저가에 입찰했으나 예산 문제로 수주가 지연돼 온 쿠웨이트 알 주르 신규 정유공장(New Refinery Project·NRP)의 낙찰 통보와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사의 입찰 금액이 당초 예산을 초과하면서 난색을 표하던 쿠웨이트 정부가 최근 추가 증액되는 예산을 승인하면서 수주의 걸림돌이 해소된 것이다.

 

쿠웨이트 NRP 프로젝트는 전체 공사금액이 14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사업으로 국내 건설사의 예상 지분만 62억 달러에 달해 저유가 쇼크로 수주 가뭄이 극심한 중동 건설시장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22일 건설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주 쿠웨이트 석유최고위원회(SPC)는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KNPC)가 발주한 알 주르 신규 정유공사(NRP) 사업에 대한 추가 예산을 승인했다. 쿠웨이트 NRP는 총 사업비가 14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공사로 올해 발주되는 해외 건설 프로젝트중 최대 규모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 사업을 공종별로 5개의 패키지로 나누어 올해 1월에 5번 패키지를, 3월에 1∼3번 패키지를 각각 발주했다. 이 가운데 5번 패키지는 현대건설·SK건설·이탈리아 사이펨 컨소시엄이 최저가를 써냈고, 1번 패키지는 한화건설과 스페인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TR)·중국 시노펙이 참여한 TR 컨소시엄이, 2번과 3번 패키지는 대우건설·현대중공업·미국 플루어가 참여한 대우건설[047040] 컨소시엄이 각각 최저가로 입찰해 우리 건설사의 무더기 수주가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복병이 등장했다. 업체들의 입찰가격이 당초 쿠웨이트 정부가 수립한 예산보다 30억∼40억 달러 가량 높아지면서 4개월이 넘도록 낙찰 결정이 미뤄진 것이다. 저유가로 인해 쿠웨이트 정부가 예산 증액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소문과 가격을 낮춰 협상을 할 것이라는 전망, 입찰 취소후 재입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수주가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 석유최고위원회가 NRP 사업에 대한 추가 예산을 승인함에 따라 최저가 입찰을 한 우리 건설사의 수주가 사실상 확정됐다. 건설업계는 지난주 라마단 종료 후 휴가 기간과 최종 가격 조율 등을 거쳐 이르면 8월 말∼9월 초 낙찰통지서(LOA)가 전달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NRP 사업은 지난 2008년에 국내 건설사들이 전체 패키지를 '싹쓸이' 수주했으나 입찰 시비와 예산 문제로 낙찰이 무산된 바 있어 이번에도 수주를 낙관할 수 없었다"며 "다행히 추가 예산이 통과됨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말께 LOA를 받고 본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가 참여한 패키지의 공사금액은 1번 46억∼48억 달러, 2번 30억 달러, 3번 35억 달러, 5번 15억 달러 등 총 128억 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국내 건설사의 지분은 최종 협상을 거쳐야 하지만 62억 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탈리아 사이펨과 인도 에싸르 컨소시엄의 수주가 유력했다가 가격 문제로 이달 7일 재입찰을 실시한 4번 패키지(15억∼16억 달러)는 역시 사이펨·에싸르 컨소시엄이 대림산업[000210]과 대우건설을 제치고 15억8천만 달러의 최저가를 써내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사이펨이 또다시 가격 협상에 실패할 경우에는 차순위인 대림산업에게 기회가 돌아가 NRP 사업 전체를 국내 업체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독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동안 NRP 공사 수주를 위해 노심초사해 온 국토부와 건설업계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올해 부진한 중동 건설 수주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7월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257억6천만 달러로 이 가운데 중동지역 수주액은 27%인 69억8천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저유가 여파로 중동 산유국들이 신규 공사 발주를 연기하거나 축소하면서 수주 물량이 급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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