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0년째 1인당 소득 2만弗 시대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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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10년째 1인당 소득 2만弗 시대 머물러,
  • 앤디현 기자
  • 승인 2015.07.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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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앤디현 기자]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거나 정체하는 것은 한국 경제에만 그치는 현상은 아니다. 중국 경제의 둔화와 함께 전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1인당 GDP가 대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0%까지 떨어졌던 성장률은 2010년 5.4%로 크게 반등했다. 하지만 2013년과 2014년 연속 3.4%에 머물렀고 올해는 3.3%에 그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IMF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잠재성장률이 모두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IMF에 따르면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1인당 GDP는 한국과 미국,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 지난해 2만8천101달러에서 올해 2만8천338달러로 전망됐으나, 성장률 부진과 환율 상승으로 1인당 GDP가 2만7천달러 수준으로 전년대비 소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전망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올초만 해도 한국경제가 올해 1인당 소득 3만달러를 달성한 뒤 내년부터 4만달러를 향해 달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3만달러 달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은 1995년 처음으로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도달했으며 2006년 2만달러에 진입했으나 이후 10년 가까이 3만달러 시대를 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2만달러에서 3만달러에 진입하기까지 10년이 걸렸지만 독일과 일본은 각각 5년만에 이뤄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1인당 국민소득은 2023년에야 4만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수준이 높은 G7 국가들은 대부분 잠재성장률이 반등한 반면, 한국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저성상 추세는 소득분배와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세수 감소에 따라 재정 건전성을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상승은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신흥국의 전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공식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수출경쟁력에 큰 도움이 안되고 있다. 엔화가 원화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수출품목이 비슷한 일본과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4년 전 처음으로 자산매입을 통한 통화완화정책에 나선 이후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40% 떨어졌다. 엔화는 또 2012년 9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원화에 대해서는 57%나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에 이런 현상을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3∼5월 3개월 동안 신흥국의 수출은 작년 동기대비 14.3% 줄어들어 2009년 이후 최대 감소율을 나타냈다. 1년 전만해도 여러 국가들이 환율전쟁에 참여해 자국 통화절하를 겨냥했지만 중국과 유럽, 미국 등의 부진한 성장률과 원자재 가격 하락은 통화절하를 통한 수출 증가의 기대를 무색게 했다.

스탠더드라이프의 알렉스 울프 신흥국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수출에 의존하는 성장모델을 갖고 있는 국가들은 "취약한 대외 수요와 낮은 원자재 가격, 중국의 리밸런싱(투자에서 내수 중심으로의 경제 불균형 해소)에 적응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헤알화는 12년래 최저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지난 23일 17년래 최저치로 밀렸으며, 태국 바트화는 최근 5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1999년 이후 가장 낮게 밀렸다.

신흥국 통화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9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여 더 절하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자산의 매력이 커져 미국으로 투자금 유입이 늘고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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