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박영심 기자]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현대중공업 힘센(HiMSEN)엔진의 설계도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힘센엔진은 현대중공업이 10년간 4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2000년에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순수 국산 엔진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엔진 가운데 피스톤에 들어가는 중요 부품인 헤드 도면이 유출된 정황이 있다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중공업에 부품을 납품하지 않는 부산과 경남 창원에 있는 회사에서 엔진 헤드의 거푸집을 만드는 데 쓰는 나무로 된 모형인 '목형'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규 부품을 분해하고 역설계해 목형을 만들 수는 있지만 크기 등이 정확하지 않으면 성능이 떨어진다"면서 "제보자가 문제의 업체에서 본 목형은 설계도에 따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하고 문제의 업체에서 찍은 목형 사진 등을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조만간 해당 업체들을 상대로 진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출된 의혹이 있는 힘센엔진의 헤드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에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설계도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느 정도까지 유출됐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힘센엔진은 2001년에 생산을 시작했고 2002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 2004년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다.

박영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