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뺏긴 유커>① 日 관광객 사상최대 vs 韓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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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뺏긴 유커>① 日 관광객 사상최대 vs 韓 뒷걸음
  • 앤디현 기자
  • 승인 2016.01.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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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앤디현 기자]   세계 관광 시장의 '큰손'이자 한국 관광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7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유커는 총 499만4천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240만9천명)보다 107.3%(2.07배) 늘어난 것이며, 전달의 464만7천명보다도 7.5% 증가했다.

일본을 찾은 유커는 2014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해 11월에도 역대 11월 기준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유커가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한국 관광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방한(訪韓) 유커는 598만4천명으로 전년(612만7천명)보다 2.3% 줄었다.

일본 도쿄 긴자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을 살펴보면, 이 기간 일본은 찾은 유커는 141만3천명에서 499만4천명으로 25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유커는 187만5천명에서 598만4천명으로 219.2% 증가했다.  일본행 유커가 연평균 50.7% 증가할 때 한국행 유커는 43.8%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 속도 면에서도 일본에 뒤처졌다.  일본행 유커는 2014년만 해도 한국행 유커에 비해 적었지만 지난해에는 한국행 유커를 99만명 앞서며 역전했다.

방한 유커 감소의 1차적 원인으로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꼽힌다. 지난해 1∼5월에는 매월 50만∼60만명 정도였던 방한 유커가 메르스 사태가 정점에 달했던 6월과 7월에는 각각 32만명과 26만명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9월부터 다시 50만명 이상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연간 전체로는 전년보다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방한 유커 감소를 단순히 메르스 사태와 같은 일시적 요인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일본의 대(對) 중국 관광정책이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기때문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2년 말부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 정책을 펴면서 엔저가 지속됐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선 재정적 부담이 완화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방일 관광객 2천만명을 만든다는 목표에 따라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했다.  전국적으로 항공 노선뿐 아니라 크루즈선 기항지와 항구를 대폭 증편하는 정책도 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비전 구상회의'를 설치해 올해부터 연간 3천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받는다는 계획을 실행 중이다.  일본정부 관광국은 "지난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의 삼대 시장 뿐만 아니라 청두(成都), 난징(南京) 등의 지방 수요에 맞춰 규슈(九州) 지방을 중점 종착지로 육성한 노력이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4컷 짜리 만화를 연재해 중국인 여행객들이 일본 문화와 매너를 이해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중국뿐 아니라 미국, 동남아국가 등을 포함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숫자에서도 일본에 뒤졌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1천973만7천명으로 방한 관광객(1천323만2천명)을 추월했다.

일본 관광이 7년 만에 한국 관광을 전반적으로 역전한 것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09년 781만8천명으로 당시 679만명이었던 일본을 뛰어넘은 뒤 2014년까지 6년 연속 일본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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