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승객 홀대하나'…일부 저비용항공사 수도권과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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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승객 홀대하나'…일부 저비용항공사 수도권과 차별
  • 최대명 기자
  • 승인 2016.03.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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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최대명 기자]    값싼 저비용항공을 이용하려면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과 수도권 공항 이용객을 차별(?)하는 일부 저비용항공사들 때문에 김해공항 이용객의 불평이 늘어만 가고 있다.  제주공항의 아웃 바운드 승객 수요 부족으로 한계에 부딪힌 제주항공은 매년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김해공항으로 지난해 눈을 돌렸다. '김해공항을 제2 허브 공항으로 삼겠다'며 부산 출발 항공편을 대폭 늘렸다.

특히 김해공항을 허브공항으로 한 에어부산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자 정상가에서 85% 할인한 사실상의 덤핑요금까지 제시하며 김해공항 내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 문제는 저비용항공사의 특성상 가뜩이나 서비스가 부실한데 수도권 공항 출발 편과 김해공항 출발 편의 기내 서비스가 달라 지역 홀대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주항공은 대표적 기내 서비스인 '주문식 사전 기내식'을 인천과 김포공항 출발 항공편만 제공한다. 주문식 사전 기내식이란 승객이 기내식을 사전에 예약 구매해 기내에서 먹는 것을 말한다. 현재 제주항공은 6개의 부산 출발 국제선을 운영하는데 6개 노선 모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승객은 돈을 내고 기내식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다는 뜻이다.

부산에서 2개 국제선을 운항 중인 이스타항공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기내 면세품도 인천, 제주, 김포 출발과 도착 편 국제선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을 타고 부산에서 국외로 가는 승객은 기내에서 면세품도 구매할 수 없다.  모 항공사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기내식 제공 설비 등을 수도권 공항에만 두다 보니 부산 출발 항공편에서는 동일한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저비용항공사가 수도권 출발 항공편에만 신경을 쓰고, 지방 출발 항공편은 그만큼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불평을 사고 있다.  일부 항공사의 지역 홀대는 서비스 차별뿐만 아니라 비상 시 운항 지원에서도 드러났다. 올해 초 제주 폭설로 말미암은 대규모 결항사태 당시 일부 항공사는 부산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승객에게 제주∼부산 항공기가 아닌 김포공항이나 대구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을 제공했다.

대다수 항공사가 임시편을 부산∼김해노선보다는 김포와 인천 노선에 더 많이 투입했는데 일부 항공사는 기존 부산∼제주 정기편보다 적은 임시편을 투입한 사례도 있었다. 제주항공은 하루 평균 8.4회의 부산∼제주 정기편을 운항함에도 1월 25일 2편, 1월 26일 1편만 제주∼부산 임시 편으로 투입했다. 진에어 역시 하루 평균 4회 운항하지만, 폭설 기간 25일 2편, 26일 1편의 임시편만 운항했다.

부산 김해공항 이용객 불평이 계속되자 제주항공을 비롯한 일부 저비용 항공사들은 덤핑요금제로 이용객 불평을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는 실정이다.  모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도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춰야 한다고 본다"라며 "'저비용항공은 불편한 항공'이란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도록 항공사별로 대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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