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유럽차'에 무역적자 폭증…작년 對EU 수입이 수출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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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유럽차'에 무역적자 폭증…작년 對EU 수입이 수출의 2배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6.03.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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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對韓 수출액 47%↑…한국이 유럽차 수입액 최대 증가율 기록

[코리아포스트   정상진 기자]     한국 시장에서 유럽산 고급차가 약진하면서 지난해 한국의 대(對)유럽 자동차 무역수지가 2년째 적자를 보이며 적자 폭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은 지난해 유럽산 승용차 수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나라로 꼽혔다.

22일 유럽자동차제작자협회(ACEA)의 지난해 4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유럽연합(EU)의 대 한국 승용차(passenger car) 수출액은 69억1천100만 유로(약 9조1천억원)로 2014년(46억9천300만 유로)보다 무려 47.3% 증가했다. 이는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이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차를 빼고 승용차만 집계한 것이다.   EU산 승용차의 세계 수출은 지난해 12.3% 증가했다.

벤츠 공장에서 S-클래스 차량을 점검하는 모습

지역별 수출액을 보면 미국으로는 404억3천900만 유로로 35.8% 늘었으나 중국(179억2천만 유로)은 23.7% 줄었다. 스위스(76억1천500만 유로)와 터키(74억5천500만 유로)는 각각 19.5%와 45.3% 증가했다.

한국은 EU의 자동차 수출 시장에서 대수 기준으로 '톱 5'에 들지 못했으나 금액 기준으로는 5위에 올랐다. 한국은 EU 회원국 가운데 독일을 비롯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웨덴 등지에서 자동차를 수입한다.  한국에서는 이처럼 유럽산 자동차의 인기가 뜨겁지만, 한국산의 대유럽 수출은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EU에 수출한 자동차보다 약 2배의 차량(금액 기준)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의 수출입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대EU 자동차 수출액(통관 기준)은 36억1천700만 달러(약 4조2천억원)로 수입액(71억300만 달러·8조2천억원)의 51%에 불과했다.  EU의 수출액과 한국의 수입액 집계 사이의 차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우선 환율 차이가 있고 유럽에서 수출한 물량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2∼3개월 걸려 시차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3년까지만 해도 EU와 자동차 교역에서 수입(36억5천400만 달러)보다 수출(42억200만 달러)을 더 많이 했으나 2014년 수출 41억4천100만 달러, 수입 54억2천만 달러로 역전됐다. 대 EU 자동차 무역수지 적자는 2014년 12억7천900만 달러에서 2015년 34억8천600만 달러(약 4조원)로 3배가까이 불었다. 2년간 수출이 14% 감소하는 사이 수입은 94%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유럽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독일이 59억6천70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벤틀리, 재규어, 랜드로버 등이 있는 영국(7억8천200만 달러)이 그다음이었으며 이탈리아(1억7천300만 달러), 프랑스(1억3천500만 달러), 스웨덴(4천7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산 수입차 신규등록은 2014년 대비 24.2% 증가해 역대 최고인 19만7천396대였다. 대수보다 금액 증가 폭이 큰 것은 고가 차량의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인 S클래스가 지난해 1만대가 넘게 팔린 것이 한 예다.

지난해 전체 수입차의 가격대별 신규등록 현황을 보면 1억5천만원 이상이 9천134대로 62.6% 늘었으며 1억∼1억5천만원 미만은 1만3천710대로 46.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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