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계, 당국 통제에 반발기류 확산…중견기자 항의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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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언론계, 당국 통제에 반발기류 확산…중견기자 항의 사직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3.30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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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도시보 위사오레이 기자 "더 이상 공산당의 성(姓) 따를 수없다"

[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와 검열에 반발하는 기류가 언론계에 확산하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발행되는 진보 성향의 일간지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의 간판 기자의 한 명이며 작가인 위사오레이(余少뢰<金+雷>)가 당국의 언론 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공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BBC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사직한 남방도시보 기자 위사오레이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사직한 남방도시보 기자 위사오레이. (남방도시보 사진에서 캡처)

문화면을 편집하는 위 기자는 전날 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린 사직서에서 "더는 공산당의 성(姓)을 따를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월 인민일보, 신화통신, 중국 중앙(CC)TV 방문후 "언론매체는 반드시 공산당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며 언론 및 사상 통제를 강화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사직서에서 "이제 나이가 들고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살아와 더 이상 무릎이 견뎌나지 못한다"며 당국의 보도 지침에 대한 거부의 뜻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웨이보 계정을 검열해 온 관계자들에게 지난 수년간 스트레스를 줘 미안하다고 조롱 조의 사과를 하면서 앞으로 다른 방향의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그의 사직서는 웨이보에서 즉각 삭제됐으나 다른 사이트들에 복사본이 나돌고 있다.

BBC는 위 기자와 접촉했으나 그는 "웨이보에 올린 사직서에서 할 말을 다했다"면서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 위사오레이 기자가 웨이보에 올린 사직서

남방도시보는 지난달 시 주석의 언론사 방문을 보도하면서 엉뚱한 사진을 곁들여 간부들이 중징계를 받았다.

태국에서 망명을 준비하던 이 신문 편집기자 리신(李新)이 지난달 13일 실종 20여 일 만에 중국에 돌아와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강제압송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의 전직 기자도 이달 초 중국 당국의 언론 통제에 반발하는 대열에 합류했다.

정부 고위 관리를 비판한 '괘씸죄'로 기자직에서 행정직으로 좌천당한 신화통신 대외부 직원 저우팡(周方)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인터넷을 통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하 인터넷 판공실)의 언론 통제와 비리를 고발하는 공개서한을 관련 기관에 보냈다.

앞서 유명 파워블로거 런즈창(任志强·65)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은 지난달 관영 매체의 시 주석에 대한 '충성 맹세'를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정협 위원인 상하이차이징(上海財經)대학 장훙(蔣洪) 교수가 지난 3일 정협 회의에서 언론 검열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이어 중국의 유력 경제 주간지 차이신(財新)이 이날 장훙 위원의 발언을 인터넷판에 올렸다가 검열 당국에 의해 삭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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