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대선 '킹 메이커' 자처…트럼프 공격 선봉선다
상태바
오바마 美대선 '킹 메이커' 자처…트럼프 공격 선봉선다
  • 김형대기자
  • 승인 2016.05.09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1% 높은 지지율 앞세워 '러스트 벨트' 누비고 '이메일 스캔들' 엄호
▲ 오바바 미국 대통령

[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만들기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권 말년에 50%를 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민주당의 정권 연장을 위한 '킹 메이커'를 자처한다는 것이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집권을 불과 6개월밖에 남겨놓지 않았지만 로널드 레이건의 '이란 콘트라 스캔들'이나 빌 클린턴의 '성추문 스캔들 탄핵', 조지 W.부시의 '이라크 전쟁' 등 정권의 기반을 흔드는 초대형 스캔들에 엮여 들지 않았다.

오히려 정권 후반부로 접어들며 경제 호전에 더해 이란 핵합의나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등 역사적 정권 업적을 쌓아가며 뒷심을 발휘했다.

    CNN/ORC가 지난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51%로 나타났다.'

지난 2월 한달 전에 비해 7%포인트 상승한 이래 이 기조를 지속해온 것. 2012년 대선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지지도를 바탕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때리기'로 '킹 메이커' 행보의 시동을 이미 걸었다.

    그는 지난 6일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지금은 중요한 시기이며, 미국 대통령직은 정말 중요한 자리"라며 "대통령직은 오락이 아니며 리얼리티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되자마자 리얼리티쇼 진행자 출신인 그에게 '대통령 부적격자'라며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CNN은 "트럼프의 반대자가 많은데다 그가 정치경험이 적고 논쟁적인 발언을 많이 해 대부분이 클린턴 전 장관이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백악관은 꼭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보여줬다"고 풀이했다. 
    초반부터 트럼프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다가는 공화당 경선 꼴이 날 수 있다는 게 백악관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미 행정부 고위 인사는 CNN에 "오바마 대통령은 마치 대선후보 지명자가 인생을 걸고 경선 레이스를 하듯 유세를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공보국장도 언론에 "여름과 가을 선거유세에 오바마 대통령이 팔을 겉어붙이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유세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2차례 승리하는데 절대적 지지기반이었던 젊은층과 히스패닉, 흑인 등의 지지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도 필수적이다.

    특히 클리블랜드와 마이애미, 덴버 등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의 주요 도시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와 집중 연설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호무역'을 내세워 트럼프가 일자리를 빼앗긴 백인 노동자층의 '분노'를 끌어모은다는 복안인 중서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맞불을 놓는다는 구상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클린턴 전 장관의 최대 '아킬레스 건'으로 꼽히는 '이메일 스캔들'의 열쇠도 사실상 오바마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사건이 만약 기소될 경우 클린턴 전 장관에게는 치명적이다.

    개인 이메일을 통해 국가기밀을 함부로 다룬 혐의로 기소된다면 대통령 후보 자격 자체가 시비가 될 수 있다. 기소되지 않더라도 FBI의 발표 내용에 따라 클린턴 전 장관의 특권의식이나 신뢰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트럼프는 사실상의 대선후보가 되자마자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FBI의 수사를 받는 사람", "이메일로 고통받아야 한다"며 '이메일 스캔들'을 쟁점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한 한 클린턴 전 장관을 최대한 엄호할 것 같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관리상의 부주의를 인정했지만,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그녀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다고 계속 믿고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달 언급은 그가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정했음을 보여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