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로 말미암아 미국에서 파시즘(fascism)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가 내건 공약들이 1930년대 유럽을 휘감았던 파시즘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그를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또는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와 빗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트럼프와 같은 공화당원인 윌리엄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에 비유했다. 이는 1938년 나치 대원들이 유대인 가게를 약탈하고 유대교 사원에 불을 질렀던 날을 일컫는 말이다.
할리우드 배우인 조지 클루니는 트럼프를 "외국인을 혐오하는 파시스트"라고 공격했고, 코미디언인 루이스 C.K.는 "트럼프가 히틀러다"고 규정했다,
또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면서 안네 프랑크의 입양 자매인 에바 슈로스는 "인종차별주의를 선동하는 또 다른 히틀러"라고 불렀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도 트럼프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고 한 주장을 거론하며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동원했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파시스트에 비유되는 것은 반(反)이민정책 외에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좋게 평가하며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던 발언도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양으로 100년을 사느니 사자로 하루를 살겠다'고 했던 무솔리니의 말을 리트윗한 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은 파시스트가 아니며 파시스트로 불리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근 NBC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트럼프는 "무솔리니의 표현이 재미있어 인용한 것뿐"이라며 파시스트로 불리기를 거부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는 뉴트 깅그리치도 "트럼프는 파시스트가 가졌던 조직이 없으며, 파시즘과 유사한 이데올로기도 없다. 나치 대원을 닮은 사람들도 없다"며 트럼프와 히틀러의 비유를 반박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파시즘의 부활과 관련한 우려는 전 세계적으로도 일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기침체 등을 틈타 세계 곳곳에서 강력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가 인종차별주의와 민족주의를 부르짖고 있으며, 국민에게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터키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철권통치를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극우주의 후보가 돌풍을 일으켰다.
헝가리에서는 이민을 막기 위해 철조망이 세워졌으며, 폴란드도 동조 움직임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