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남중국해 묵계 파열음…대만 "中방공식별구역 수용할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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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남중국해 묵계 파열음…대만 "中방공식별구역 수용할수없다"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6.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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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이 점유중인 남중국해 타이핑다오

[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에 설정하려는 방공식별구역(ADIZ)을 놓고 미국이 극력 반발하는 가운데 대만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중국의 주장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입장이었던 대만도 새 정부 출범후 중국 대열에서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7일 대만 연합보(聯合報) 등에 따르면 펑스콴(馮世寬) 대만 신임 국방부장은 전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중국이 만일 기어코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획정하려하면 대만은 절대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펑 부장은 앞으로 대만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 베트남명 쯔엉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군도)에서 점유중인 타이핑다오(太平島·영문명 이투 아바)에서 운송, 보수 작업을 벌일 경우 더는 중국에 알리지 않겠다며 실제 행동으로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불인정 의사를 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펑 부장은 아울러 대만군이 이달말 '긴급응전용'으로 4만여발의 포탄을 타이핑다오로 수송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은 중국이 2013년 11월 동중국해에 선포한 방공식별구역도 인정치 않고 있는 상태다.

 

대만에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중국과 대만간 묵계가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는 신호다. 중국과 대만은 남중국해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중화민족'의 자산으로 다른 국가의 침범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공동 방위는 어려운 만큼 '각자 힘으로 지키되 서로 성원해주자'(各自保衛, 相互聲援)는 묵계를 정해놓고 있다.

이는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미국과 일본에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미중 전략경제대화 참석에 앞서 5일 몽골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면 미국은 이를 '도발과 안정 파괴'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케리 장관은 "방공식별구역 획정은 자연스럽게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고 그간 중국이 외교적 방법을 통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했던 발언에 의심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방공식별구역 선포설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선포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에는 수많은 국가가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놓고 있는데 이는 각국 주권의 범위내에서 이뤄지는 일"이라며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야 할지 말지는 현재의 영공의 안보 위협 수준을 포함해 각 방면의 요소를 종합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과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해당국이 자국 영토·영공을 방어하려는 구역으로, 안보 목적을 내세워 영공에 접근하는 군용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을 말한다.

국제법상 인정된 영공은 아니지만, 해당 구역에 진입하는 군용항공기는 해당국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는 것이 관례다. 통보가 없이 외국 항공기가 들어오면 전투기가 출격한다.

캐나다 군사평론지 칸와디펜스리뷰 최신호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이미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의 범위를 정한 것으로 보이며 선포 시기는 연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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