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토 동유럽서 잇단 군사훈련에 "대응조치" 경고, 양측 긴장 고조
상태바
러시아, 나토 동유럽서 잇단 군사훈련에 "대응조치" 경고, 양측 긴장 고조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6.07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커진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동유럽 지역에서 잇따라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나토의 공세에 대한 대응 조치를 경고하고 나서면서 양측 간 긴장의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 알렉산드르 그루슈코는 6일(현지시간) 자국 뉴스전문 TV 채널 '로시야 24'과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발트해 연안국들을 포함한 러시아 국경 인근 지역에서 벌이는 군사훈련에 반드시 군사·정치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나토 회원국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러시아가 나토에 위협이 된다는 생각은 신화일 뿐이며 나토는 그같은 신화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정책(나토의 확장 정책)을 실현하고 동시에 다른 전략적 과제도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나토가 함께 공통의 유럽 안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진정한 대화를 하기 위해선 나토가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 군사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의 위협을 구실로 한 나토의 확장 정책은 근거가 없다며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티모 소이니 핀란드 외무장관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발트해 지역에는 이 지역의 군사화를 정당화할 어떤 위협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나토 회원국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없으며 오히려 미국이 러시아의 위협을 부풀려선전하면서 유럽에 더 많은 군대를 주둔시키고 유럽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안드레이 크라소프는 최근 독일이 신(新)국방독트린에서 러시아를 10대 국제적 위협 요소 가운데 하나로 포함시킨 것과 관련 "러시아에서 위협을 보는 정치인들은 머리에 이상이 없는지 의료검진을 받을 것을 조언한다"고 비꼬았다.

나토는 최근 러시아에서 가까운 동유럽과 발트해 주변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잇따라 벌이고 있다.

지난 3일부터 발트해 연안에서 15개 나토 회원국과 스웨덴, 핀란드 등이 참여하는 정례 해상훈련인 '발톱스'(Baltops) 훈련이 시작됐다. 이달 중순까지 이어지는 훈련에는 6천여 명의 병력과 50여 척의 함정, 60여 대의 공군기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6일부터는 나토 회원국과 우크라이나 등 '평화를 위한 동반자 관계'에 있는 24개국 병력 3만1천 명이 참여하는 '아나콘다' 훈련이 개시됐다.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진 이번 훈련에선 미군 해병대의 유럽 상륙작전도 실시된다.

발트해 주변에선 또 독일과 폴란드 영토를 통해 발트연안국과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으로 나토 병력을 이동시키는 '세이버 스트라이크'(Saber Strike) 훈련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21일까지 계속되는 훈련에는 미국과 13개 나토 동맹국 병력 1만 명이 참가한다.

러시아는 앞서 나토가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배치하고 러시아 인근 지역에서 수시로 군사훈련을 벌이는 데 맞서 자국 서부 국경 지역에 3개 사단을 신설 배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