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뿐 아니라 유럽전역 EU 호감도 추락…佛·스페인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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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뿐 아니라 유럽전역 EU 호감도 추락…佛·스페인 반토막"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6.0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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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에 이목이 쏠려 있지만, 유럽 전역에서 EU의 인기가 추락했으며 오히려 영국보다 낮은 호감도를 보이는 나라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하면 유럽 국가들의 도미노 탈퇴로 이어지면서 EU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4월 4일∼5월 12일 EU 10개 회원국 1만4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EU를 호의적으로 바라본다는 응답자는 전체적으로 51%에 그쳤다.

그중에서 23일 EU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둔 영국인들의 호감도는 44%였으며 프랑스는 38%, 그리스는 27%로 영국보다 더욱 EU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EU에 호감을 느끼는 비율은 10년 새 급락했고 거의 반 토막 난 국가도 있었다.

영국에서는 2004년 54%였다가 이번 조사에서 44%로 하락했고, 프랑스에서는 69%에서 38%로 급락했다.

2007년 80%에 달했던 스페인인들의 EU 지지율은 47%로 추락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78%에서 58%로 떨어졌다.

퓨리서치는 "EU에 의구심을 품은 사람은 영국인들만이 아니다"라며 "EU의 이미지와 위상이 최근 유럽 전역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풀이했다.

EU에 대한 굳건한 지지율을 보여주는 곳은 폴란드(72%)와 헝가리(61%) 등 동유럽 국가들 정도였다.

대체로 낮은 연령대일수록 EU에 호의적이었다.

프랑스에서는 특히 18∼34세 응답자와 50세 이상 응답자 간 지지율 격차가 25%포인트에 달했으며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도 19%포인트, 16%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이념에 따른 격차도 컸지만, 그 스펙트럼은 국가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좌파 69%가 EU에 호감이 있다고 답한 반면 우파는 38%만 지지했다. 반면, 스페인에서는 우파 59%가 EU에 호의적이었고 좌파는 35%만 EU를 좋아했다.

▲ EU기를 불태우는 영국 극우파 시위대

유럽의 최대 화두인 난민과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EU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10개국 모두 EU의 난민 대응에 불만이라는 응답률이 60%를 넘은 가운데 특히 유럽행 중동 난민들에게 '관문' 역할을 제공하며 몸살을 앓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는 반대 응답률이 각각 94%, 77%였고 난민들의 최종 목적지인 스웨덴에서도 88%에 달했다.

EU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그리스의 반대 응답률이 92%에 달해 재정위기 후 긴축 정책을 둘러싼 EU의 압박이 영향을 미쳤고 이탈리아 역시 68%가 불만을 표시했다.

EU가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각국 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응답률이 42%에 달한 반면, 각국 정부가 EU에 권한을 넘겨야 한다는 응답자는 19%에 그쳤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다른 유럽 국가들의 국민투표 쇄도를 촉발할 가능성에 대한 EU 관리들의 우려가 이번 조사 결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다만 70%가 브렉시트가 EU에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스웨덴(89%)부터 이탈리아(57%)까지 영국을 제외한 9개국 모두 우려를 표시했다.

▲ 브뤼셀에서 벌어진 그리스 긴축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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