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힐러리로 급속 통합…오바마 선거 지원-샌더스 협력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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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힐러리로 급속 통합…오바마 선거 지원-샌더스 협력 약속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6.06.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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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샌더스에 '힐러리 협력' 요청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만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샌더스 의원에게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 회동 후 힐러리에 대한 지지를 공식으로 선언했다.

[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미국 민주당이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급속히 통합되고 있다.

경선과정에서의 극심한 분열상 때문에 당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전격적으로 협력 모색을 약속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일사불란한 본선 대오를 갖춰가고 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는 본선에 앞서 자신의 공공연한 '비밀병기' 오바마 대통령과 '게임 체인저' 샌더스 의원이라는 두 천군만마를 동시에 얻은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9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회동 직후 각각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와 유튜브에 올린 영상물에서 "클린턴 전 장관보다 대통령 자리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녀의 편이다. 열정을 갖고 어서 나가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순한 지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오는 15일 대표적 경합 주로 꼽히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인 위스콘신 주(州) 출격을 시작으로 클린턴 전 장관 지원유세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 의원 역시 회동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재앙이다. 유권자들이 여성과 소수집단을 모욕하는 사람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지 않게 하려고 전력을 다할 것이고, 조만간 클린턴 전 장관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샌더스 의원은 마지막 경선인 오는 14일 워싱턴DC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마친 뒤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 힐러리 클린턴 전 美국무장관

오바마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의 이 같은 동시 입장 발표는 트럼프 저지와 민주당의 대선 승리라는 대의명분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클린턴 전 장관의 대권가도에 결정적인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는 '이메일 스캔들', '벵가지 사건' 등 그동안 자신의 발목을 잡아온 여러 악재를 털어내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다.

실제 두 사람은 클린턴 전 장관의 약점을 절대적으로 보완해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임기 말의 대통령과 달리 50%를 넘는 국정 지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데다가, 흑인은 물론이고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히스패닉계 사이에서도 여전히 인기가 높다.

더욱이 핵심 승부처로 떠오른 러스트벨트, 즉 미시간과 미네소타, 위스콘신 주(州) 등 중서부 대도시 주변의 중도층을 공략하는 데도 '오바마 카드'가 적잖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샌더스 "힐러리와 협력모색…경선 레이스는 완주"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후 백악관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만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 레이스는 완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샌더스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만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 레이스는 완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승리했던 위스콘신을 첫 출격지로 삼은 것도 이런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샌더스 의원은 러스트 벨트를 중심으로 미국 주류 정치와 열악한 경제 상황에 실망하고 분노하는 백인들과 청년층을 흡수하면서 경선 마지막까지 클린턴 전 장관을 바짝 위협했다.

당내에선 클린턴 전 장관이 샌더스 의원의 지지자들을 끌어안지 못하면 본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일각에선 '힐러리 대통령-샌더스 부통령' 조합이 필승카드라는 말까지 회자됐다.

젊은층에 어필하지 못하고 '부자-기득권 이미지'가 강한 클린턴 전 장관에게 샌더스 의원의 지지와 협력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샌더스 의원의 열성 지지층 가운데 과연 얼마나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한 여론조사에선 샌더스 의원의 주력 지지층인 백인과 청년 진보층의 5분의 1가량이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후보가 될 경우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왔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의 클린턴 공개 지지 선언 이후 민주당 거물급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라 클린턴에게 힘을 더욱 불어넣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신의 뜻"이라면서 "다음 대통령은 클린턴이 될 것"이라고 지지 선언을 했다.

'진보의 아이콘',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의 지지도 적잖은 힘이 될 전망이다.

워런 의원은 이날 밤 MSNBC의 '레이첼 매도 쇼'에 나와 "힐러리 클린턴을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고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하도록 진심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하버드대학 법과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초선임에도 개혁적 성향 덕분에 '힐러리 대항마'로까지 거론돼 온 인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 개혁을 위해 창설한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의 특별고문을 지내면서 금융위기 재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각종 금융 개혁법 입안에도 관여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클린턴 대통령-워런 부통령' 카드 얘기도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클린턴 전 장관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워런 부통령 가능성에 대해 "그녀(워런 의원)는 놀랄만한 공무 수행능력을 갖췄고 어떤 역할에도 탁월한 자질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 그녀를 가장 존중한다" 밝혔다.

폴리티코는 클린턴 전 장관이 부통령 후보로 워런 의원을 높이 평가한 반면 샌더스에 대해선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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