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 아직 바닥친 것 아냐…침체 더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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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아직 바닥친 것 아냐…침체 더 깊어져"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6.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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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러시아 경제가 아직 경기침체의 바닥을 치지 못했고 침체가 더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러시아 경제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위기의 최저점을 지나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러시아 정부 인사와 다수 전문가의 분석과 배치되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현지 고등경제대학 개발센터는 최근 발표한 정례 보고서 '국가와 기업에 관한 논평'에서 "올해 5월 경기 지수가 이번 경제 위기의 최악 시기로 여겨진 지난해 5월보다 더 떨어졌다"면서 "아직 침체 탈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가 통계청 자료 등을 분석해 "지난해 하반기 일시적으로 보였던 침체 탈출 징후가 끝나고 올해 상반기엔 다시 침체가 깊어지는 부정적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1~2월 배럴당 30달러 하던 우랄산 유가가 4월과 5월에는 40~45달러대로 올랐지만 2분기 내수 시장 위축 추세는 1분기 때보다 더 심해졌다"면서 "수입량 안정화 경향을 볼 때 가까운 기간 내에 (정부가 추진 중인) 수입 대체 정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재정 문제, 특히 지방 정부의 재정 문제가 심각해 교육분야 예산 등 중요한 항목 지출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외국 투자는 거의 중단됐고 외부 자금 도입도 여전히 불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배럴당 48달러 수준까지 오르더라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5%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국제 경제포럼에서 "우리는 사실상 침체기를 극복했고 성장 기조로 들어가기 위한 기본적 조건이 조성됐다"며 "경제가 (서방 제재와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러시아 경제위기가 이미 지난해 바닥을 지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 알렉세이 울류카예프도 같은 달 러시아 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났다고 주장했고,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경제가 전반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고 올해 말부터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경제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알렉세이 쿠드린 전(前) 재무장관도 지난달 러시아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개혁을 촉구하면서도 "아마도 경제위기가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경제는 지속되는 국제 저유가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 등으로 여전히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 0.2%, 중앙은행은 마이너스 0.3~0.7%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세계은행의 올해 러시아 성장률 전망인 마이너스 1.2%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마이너스 1.5%보다 상당히 긍정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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