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구찌 매장 나란히…변화하는 미국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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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구찌 매장 나란히…변화하는 미국 쇼핑몰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6.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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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쇼핑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쇼핑몰이 진화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팩토리 아웃렛'을 넘어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갖춘 복합쇼핑몰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싸고 다양한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들이 좀 더 쾌적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도록 쇼핑몰의 디자인과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조되고 있다.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첨단 매장과 고급 브랜드 매장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 테슬라·애플 등 첨단 매장 확대

지난 24일(현지시간) 방문한 플로리다 서부의 휴양도시 사라소타의 유니버시티타운센터(UTC)몰 곳곳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플로리다의 뜨거운 햇살 아래 자리 잡은 UTC몰에는 고급스러운 매장과 레스토랑 125곳이 고객을 맞고 있다.

사라소타는 지역 상권 인구가 124만명 수준이지만, UTC몰은 영업면적이 43만9천 평방피트(약 1만2천평), 임대가능면적이 85만9천피트(약 2만4천평)에 달한다. 지역 인구 외에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다.

삭스피프스애비뉴, 메이시스, 딜리아드 등 대형 백화점을 비롯해 마이클 코어스, 케이트 스페이드, H&M, 바나나리퍼블릭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매장은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다. 고객의 욕구에 발맞춰 최근 미국 쇼핑몰에 속속 입점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첨단 브랜드들이다.

UTC몰은 1950년 창립된 대형 쇼핑몰 개발·운영기업 터브먼이 지난 2014년 10월 개장했다.

터브먼은 미국에서만 현재 20개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주별로는 플로리다에 5개로 가장 많은 몰을 보유하고 있다.

UTC몰 외에 올란도의 밀레니아몰, 마이애미의 돌핀몰, 탬파의 인터내셔널플라자, 네이플의 워터사이드숍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 문을 연 곳이 UTC몰이다.

로버트 터브먼 회장은 "UTC몰은 66년전 터브먼사를 창립한 아버지 고(故) 알프레드 터브먼 회장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 쇼핑몰"이라며 국내 취재진에게 이 몰을 직접 안내했다.

입점 브랜드 가운데 애플과 테슬라 등 65%는 이 지역에 처음 선보이는 매장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 유니버시티타운센터몰 내부의 테슬라 매장

◇ 자연 채광 이용·기둥 없는 쇼핑몰

UTC몰은 건축 디자인 측면에서도 미국 쇼핑몰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백화점과 쇼핑몰 등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연 채광을 최대한 차단, 외부와 단절함으로써 쇼핑에 집중하도록 유도했지만 터브먼의 쇼핑몰은 달랐다.

터브먼 회장은 "우리 철학 중 하나는 채광을 중시한다는 것"이라며 "업계 최초로 자연광을 활용하고 매장 조명 등도 본사에서 직접 관리했더니 고객들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낮에는 맑은 하늘이 보이는 UTC몰의 천정은 밤이 되면 조명으로 물든다. 조명은 다양한 빛을 낼 수 있도록 설계돼 크리스마스에는 빨강, 부활절에는 핑크 등 시기와 계절에 맞는 색깔로 변한다. 고객의 이동과 시야에 방해가 되는 대형 기둥이 보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터브먼 회장은 "터브먼은 회사가치가 100억달러에 달하는 큰 회사지만 쇼핑몰에서는 그 어떤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쓴다"며 "건축물을 만들 때 모든 부분을 입점 브랜드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말했다.

터브먼의 건축 철학은 신세계와 터브먼의 합작으로 9월 하남에 개장하는 대형 쇼핑몰 스타필드에도 적용된다.

UTC몰 천정이 20m 높이라면 스타필드는 이보다 높은 35m에 달한다. 스타필드 역시 자연 채광을 활용하고 고객 동선에 기둥이 없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은 "천정을 덮어 빛을 차단하고 시계를 걸지 않는 것이 기존 쇼핑몰의 불문율이었다"며 "그러나 열린 천정을 통해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궁극적으로 고객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다시 찾고 싶은 쇼핑몰로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 유니버시티타운센터몰 내부

 

◇ 엔터테인먼트·레스토랑, 쇼핑몰 핵심 콘텐츠로

최근 미국 쇼핑몰들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공간과 유명 식당을 '킬러 콘텐츠'로 장착하고 있다. 터브먼의 각 쇼핑몰도 브리오, 피에프창, 캐피탈그릴 등의 레스토랑을 유치해 고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인터내셔널플라자는 30개가 넘은 레스토랑이 줄지은 '베이 스트리트(Bay Street)'로 유명하다.

쇼핑몰 입구까지 이어지는 거리에 치즈케이크팩토리를 시작으로 동서양 요리를 접할 수 있는 식당가가 하루 20시간 영업해 지역 명물이 됐다.

쇼핑몰에는 아베크롬비 등 대중적인 패션브랜드부터 롤렉스와 티파니 등 고급 시계·보석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루이뷔통과 구찌 매장 사이에는 테슬라 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각 쇼핑몰은 지역적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영된다.

아웃렛 중심으로 약 240개 매장을 운영 중인 돌핀몰은 남미 분위기를 풍긴다. 미식축구팀 마이애미 돌핀스, 야구팀 플로리다 말린스 등 지역 프로스포츠팀 경기를 볼 수 있는 대형 스포츠바를 비롯해 볼링장, 극장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국 최남단부에 위치해 히스패닉 계열 인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주로 남미풍 음악을 틀고, 각 구역도 'Moda'(패션), 'Playa'(해변) 등 스페인어 명칭으로 구분했다.

미국 최고 부촌 중 하나로 꼽히는 네이플스에 있는 워터사이드숍은 약 60개의 최고급 브랜드 매장으로 구성됐다.

루이뷔통, 구찌, 티파니, 페라가모, 버버리, 오메가, 티파니, 토리버치 등 고급 브랜드 매장이 즐비하다.

고객 1인당 매출이 280달러 규모로 미국 일반 쇼핑몰의 두 배 수준이라고 터브먼 관계자는 소개했다.

주로 재력을 갖춘 은퇴 노년 인구가 주변에 많이 살고 있어 이들을 위한 클래식한 음악과 무료 대리주차, 휠체어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터브먼 회장은 "돌핀몰은 마이애미에 있어야 하고, 워터사이드숍스는 네이플스에 있어야 한다"며 "모두 각 지역에 맞춘 맞춤형 몰로 개발돼 다른 곳으로 옮기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 터브먼이 운영하는 고급 쇼핑몰 워터사이드숍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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