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韓 '소프트 외교' 공들이는 주르완다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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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서 韓 '소프트 외교' 공들이는 주르완다 대사관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6.30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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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파독 광부에 대해 들어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자세히는 알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르하르트 브라운 주르완다 독일 부대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시내 중심가 센추리 시네마에서 열린 한국 영화 축제에서 '국제시장'을 관람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는 현지 4G 네트워크 상품 및 한국 영화 홍보를 위해 KT 르완다 네트워크와 주르완다 한국 대사관이 공동 개최했다.

▲ 휴대전화로 현지 태권도팀의 시범 공연을 촬영하는 한국 영화 축제 참석자

          

르완다 정부 관계자와 르완다 주재 각국 외교단, 일반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해 국내 영화 '국제시장' '타워' '스파이' 등을 관람하고 현지 태권도팀의 무술 시범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의 국악 공연을 즐겼다.

▲ 한국 영화 축제 참석자들이 '국제시장'을 관람한 뒤 대화를 나누는 모습

참석자들은 특히 6·25전쟁과 전후 한국 사회의 발전을 다룬 영화 국제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르완다 감사원에서 근무하는 리처드 하키지마나는 "영화 속에 그려진 개인의 삶을 통해 한국이 전쟁을 겪은 뒤 어떻게 발전했는지 배웠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야히아 마루피 대통령실 외교 고문관도 "한국의 발전 경험이 매우 놀랍다"면서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르완다에서 한국 영화가 상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르완다 대사관은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한국 영화 상영회를 연다.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진행하고 있는 상영회에는 매번 10∼20명씩 꾸준히 발걸음을 한다.

박용민 주르완다 대사는 "문화를 통해 접근하면 사람들이 한국을 더 친근하게 여긴다"면서 "이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자 공공 외교의 요체"라고 말했다.

주르완다 대사관의 '소프트 외교'는 영화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 현지 매체에 소개된 오영숙 현대미술 작가의 전시회. 박용민 주르완다 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참석자들에게 전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뉴타임스 캡처]

대사관은 지난달 말부터 한 달 동안 밀 콜린 호텔에서 국내 현대미술 작가 오영숙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키갈리 공공도서관에 '한국 코너'를 개설해 한국이나 한국어 관련 책, 미디어 자료, 공예품 등을 비치할 예정이다. 외국 코너로는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다.

요즘은 9월 초 키갈리에서 개최하는 태권도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르완다에 한국 대사관을 재개설하면서 시작한 주르완다 대사 배 태권도 대회는 매년 케냐, 우간다 등 인접국 선수들까지 200∼300명이 참가하는 동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태권도 대회로 떠올랐다.

한편, 주르완다 대사관이 우리 문화만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것은 아니다. 대사관은 1년째 르완다의 가수, 화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예술가를 인터뷰하고 이 내용을 공식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고 있다.

박 대사는 "문화의 흐름은 항상 양방향이 돼야 한다"며 "문화가 시장을 파고드는 수단이 아닌, 멀리 떨어진 두 나라 국민의 삶을 각각 더 윤택하게 만들고 서로 더 가까이 느끼도록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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