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장관 "IS 탄생 원인은 미국의 이라크군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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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외무장관 "IS 탄생 원인은 미국의 이라크군 해산"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0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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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군을 해산했던 결정이 오늘날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발흥으로 이어졌다고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이 주장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해먼드 장관은 의회 외교위원회에서 "오늘날 이라크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들은 이라크군을 해체하고 '탈바트화'(de-Ba'athification) 프로그램에 착수하기로 한 끔찍한 결정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주도 연합군의 승전 이후 이라크 최고행정관 자리에서 이라크 재건을 총지휘한 미국의 폴 브레머는 이라크군을 해체하고 사담 후세인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바트당 세력을 군과 경찰을 비롯한 이라크 공직에서 축출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으로 이라크 장병 40만 명이 길바닥으로 쫓겨나게 되자 상당수가 저항해 무장세력화했다.

정규 훈련을 받은 직업 군인들이 무장조직으로 흘러 들어간 것은 이라크 알카에다와 IS 등 무장세력의 위협을 크게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해먼드 장관은 "상당한 수의 바트당 공무원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다에시(IS)의 핵심을 구성했고 IS가 이제껏 보여준 것과 같은 군사적 작전 수행력을 제공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라크군 해산 결정과 IS의 등장을 직접 연계한 해먼드의 이런 발언은 전날 영국 이라크 참전 진상위원회의 보고서 발표 직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세상은 이라크전으로 더 나아졌다"고 주장한 것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미국과 영국이 강력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해먼드 장관의 발언처럼 이라크전은 양국 관계에 잡음을 일으키는 요소가 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재건 당시 영국이 이라크 남부 지역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너무 일찍 철군했다고 비난해 왔으며 영국은 이라크군 해산과 같이 재건 과정에서 미국이 저지른 실책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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