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오징어 내다 팔던 나라가 '반도체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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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오징어 내다 팔던 나라가 '반도체왕국'으로
  • 원아름 기자
  • 승인 2016.07.11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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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원아름 기자] 철광석(1961년)→의류(1980년)→반도체(2005년)→반도체(2015년).

1960년대 이후 시기별 우리나라 수출 1위 상품이다.

1948년 한천과 건어물을 실은 첫 수출선 앵도환(櫻島丸)을 띄운 우리나라는 끊임없이 수출 상품을 개발하며 치열한 무역전쟁에서 살아남았다.

그 사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도 일본에서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바뀌었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국무역협회가 1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10대 수출 상품·시장 변화 추이'를 공개했다.

 

◇ 수산물·광물 수출국에서 반도체 왕국으로

6·25 전쟁으로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된 우리나라는 수출에서 경제성장의 활로를 찾아 나섰다.

우선 당시 넉넉했던 수산자원을 활용해 한천, 오징어부터 외국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주석, 철광석, 흑연 등 광물도 수출했고 1950년대 후반 풍작을 맞자 쌀도 수출품목에 올렸다.

1961년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10대 수출상품 가운데 광물이 4개 품목으로 가장 많았다. 오징어와 활선어도 5위와 6위에 오를 정도로 중요한 수출품이었다.

이후 우리 정부는 1960~1970년대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1964년에는 수출 1억달러를 달성했다. 1960년대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41.1%나 됐다.

1972년 울산석유화학단지를 세웠고 1973년에는 포항제철을 건립해 경제 도약의 기반을 다졌다. 1976년에는 국산차(포니)가 처음으로 수출됐다.

1970년대 수출증가율도 연평균 37.5%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971년과 1977년 각각 수출 10억달러와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 시기에는 의류, 신발, 합판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수출을 이끌었다.

1980년 통계에서는 의류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6.0%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철강판, 신발이 2, 3위를 차지했고 반도체가 10위에 이름을 올려 훗날 반도체 왕국의 싹을 틔웠다.

1990년대 들어서는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강화되면서 섬유 등 우리나라 경공업제품 수출이 급격히 위축됐다.

그러자 우리나라는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으로 본격적으로 눈을 돌렸다.

▲ 1976년 국산차 첫 수출 장면 1976년 국산차(포니) 첫 수출 선적 장면.

2005년 수출 1위와 2위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차지했다. 무선통신기기, 선박, 석유제품은 3~5위에 올랐다.

이같은 추세는 2015년 통계에도 이어졌다. 여전히 반도체와 자동차가 1, 2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 수출의 주력품목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비슷한 제품군이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고 있으면서 최근 이와 관련해 여러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출 주력품목 분야의 글로벌 공급과잉이 심해지고 우리 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서 최근 수출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 부산항 신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 일본에서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수출시장도 급변

수출 상품과 함께 시장도 크게 확대됐다.

무역협회가 설립된 1946년 우리나라의 무역상대국은 단 네 나라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40여개 나라로 늘었다.

1961년의 우리나라 수출시장은 1위 일본을 비롯해 홍콩(2위), 미국(3위), 영국(4위), 독일(5위) 등이 이끌었다.

1975년부터는 미국이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고 1985년에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107억달러를 기록해 단일국가로의 수출로는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1992년 중국과 수교가 이뤄지면서 이후 아시아권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1995년에는 1위 미국을 제외하면 일본,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 수출 대상국 2~5위가 모두 아시아국가로 채워졌다.

2003년에는 마침내 중국이 우리나라의 1위 수출 대상국이 됐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수출의 26%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그 사이 일본은 순위가 계속 밀려 올해 우리나라 수출대상국 순위에서 홍콩에도 뒤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신 최근 경제가 급성장한 베트남이 중국, 미국과 함께 3대 수출국 자리를 차지했다.

무역협회는 "우리나라 무역이 지난해 1조달러 달성에 실패하는 등 최근 주춤거리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요즘이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수출지향적 경제발전은 과거의 한국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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