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제 성범죄 온상…스페인 소몰이 축제서도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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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제 성범죄 온상…스페인 소몰이 축제서도 성폭행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7.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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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유럽의 대규모 축제 현장이 성범죄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여름철 이른 아침에 황소를 투우장으로 내모는 행사로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는 스페인의 산페르민 축제에서도 성범죄 피의자 15명이 체포됐다.

축제가 열리는 팜플로나 시 광장에서는 해마다 끊이지 않는 성범죄에 항의해 전날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 스페인 소몰이 축제에 나온 관광객들

시위는 축제 개회 다음 날인 7일 이른 아침에 스페인 경찰학교 졸업생이 포함된 세비야 출신의 남성 5명이 19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으로 촉발됐다.

집단 성폭행 이외에도 3건의 강간과 여러 건의 성추행 신고가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건 중에는 심지어 한 여성 경찰관이 축제 현장에서 근무 도중에 성추행당했다는 신고까지 포함돼 있다.

축제나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모임에서 빚어지는 성범죄가 유독 올해 유럽에서 확산하고 있다.

독일 쾰른과 함부르크 등지에서 열린 올해 신년축하 행사에서는 주로 중동 출신 이주민들이 몰려다니며 여성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침묵하고 있으나 유출된 경찰 문건에 따르면 당시 가해자가 2천명, 피해자가 1천200명에 달했다.

독일 의회는 이 같은 현상을 매우 무겁게 보고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최근 마련하기도 했다.

스웨덴의 올해 여름 음악축제 두 곳에서는 모두 10여명의 10대 여성이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산페르민 축제에서는 주최 측인 팜플로나시가 성범죄를 뿌리 뽑고자 감시카메라와 경찰관을 대폭 늘렸다.

단속의 강도뿐만 아니라 성범죄 방지 캠페인까지 벌였는데도 여전히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데 스페인 당국은 경악하고 있다.

스페인 당국은 2008년 산페르민 축제에서 한 간호사가 목이 졸려 숨진 사건 이후 팜플로나시는 성범죄를 막고자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왔다.

▲ 산페르민 축제의 팜플로나 거리에 누워 있는 남성

 

호세바 아시론 팜플로나 시장은 올해 축제의 성범죄 건수가 예년과 비슷하지만, 성범죄를 규탄하는 분위기가 확산한 게 예년과 다른 점이라고 꼽았다.

그는 축제에 온 대다수가 선량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하면서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에 적발 건수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아시론 시장은 "빙산이 일각만 드러난 게 아니라 성범죄 문제의 전모가 드러났다는 게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성범죄를 규탄하는 시위대의 주장에 동조해 이날 팜플로나 투우장은 투우경기를 하지 않았고, 시 여러 광장의 카페와 술집도 음악을 틀지 않았다.

▲ 투우용 소를 모는 산페르민 축제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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