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산업에 꽂힌 차이나머니…韓연예기획사서 할리우드까지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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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산업에 꽂힌 차이나머니…韓연예기획사서 할리우드까지 투자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6.07.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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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정상진 기자] 올해 상반기 중국의 한국 기업 인수 또는 투자 금액은 2억3천723만달러였는데 이 가운데 70% 가까이가 연예 분야에 쏠렸다.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 같은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 속에 한류에 눈독 들이는 중국 자본과 이를 업고 거대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한 차이나머니의 사랑은 한국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할리우드의 제작·배급사를 인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극장 체인의 최대 강자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 중국에서 빅히트한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 텐센트·화이브라더스 등 중국 거대기업들 한국에 군침

올 들어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투자는 연예기획사들에 집중됐다. 굴지의 가요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 5월 텐센트 등으로부터 8천482만 달러(약 964억원)를 투자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텐센트는 소셜미디어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영역을 넓히는 거대기업으로 중국 최대 메신저앱인 위챗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세계 최고 인기의 모바일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을 개발한 슈퍼셀을 인수해 화제가 됐다.

김윤석, 유해진 등이 있는 연예기획사 심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영화산업의 최대 민간기업으로 영화·드라마 제작과 투자배급, 연예인 매니지먼트까지 하는 화이브라더스 미디어에 지난 3월 228억원에 인수됐다. 이 기획사의 이름은 화이브라더스로 바뀌었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이자 별그대 같은 드라마와 영화도 제작한 HB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화이브라더스 미디어와 텐센트가 알리바바의 자회사 등과 함께 지분을 보유한 화이텐센트엔터테인먼트로부터 3천600만 달러(약 408억원)를 투자받았다.

다른 연예기획사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올 초 스피어헤드 인티그레이티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2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연예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와 애니메이션 '넛잡'의 제작사 레드로버가 쑤닝유니버설그룹으로부터, 드라마 '프로듀사' 등을 제작한 초록뱀미디어는 DMG에서 투자받았다.

2014년에는 영화 '변호인' 등의 투자배급사 뉴(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중국 화처(Huace·華策) 필름&TV로부터 535억 원을 투자받았다. 배우 배용준이 최대주주인 연예기획사 키이스트도 소후닷컴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았다.

▲ 지난달 31일 YG엔터테인먼트와 텐센트의 투자협약식

 

◇ 제작·배급사 인수·투자로 할리우드 삼킬 기세…극장체인도 사들여

중국은 미국의 할리우드도 삼킬 기세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미국 연예 분야 인수 또는 투자 금액은 36억달러(약 4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가 6억8천500만달러, 2014년에는 1억5천만달러였다는 점에 견줘 보면 올 들어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중국의 약진을 실감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최고 부자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이끄는 완다(萬達)그룹이다.

글로벌 영화 제국을 꿈꾸는 완다는 '쥬라기월드'와 '인터스텔라',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 할리우드 영화를 만든 미국의 레전드리픽처스를 35억달러에 사들였다. 지난주에는 영화 투자배급사 파라마운트의 지분 49%를 인수하려고 바이어컴과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2년 미국의 영화관 체인 AMC를 26억달러에 샀던 완다는 현재 AMC를 통해 유럽 최대 극장 체인인 영국의 오디언 앤드 UCI(Odeon & UCI)를 9억2천100만 파운드(약 1조4천억원)에 사들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수가 끝나면 완다는 세계 최대의 극장 체인을 거느리게 된다.

중국 자본의 할리우드 투자는 완다뿐이 아니다. 최근 수년간 할리우드에 들어온 중국 자본은 수십억 달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후난TV는 라이언스게이트에 15억달러를 투자했으며 게임업체 퍼펙트월드는 유니버설에 5억달러, 보나필름은 20세기 폭스사에 2억달러를 댔다.

 

이러다 보니 할리우드에서 중국의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할리우드는 제작비가 많이 들어 리스크가 큰 영화를 만들 때 곧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할 중국에서의 흥행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후속편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퍼시픽 런'은 2013년 미국에서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지만 중국에서 성공한 덕분에 2018년에 속편이 나올 예정이다.

미국 영화 안에서도 중국 시장을 고려한 흔적이 나타난다. 1996년작 '인디펜던스데이'의 속편에는 중국의 스타인 안젤라베이비가 출연했다.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중국 브랜드의 우유를 마시고 텐센트의 QQ 메신저를 사용했다.

한편 상반기 중국의 글로벌 인수 및 투자는 전 업종에서 1천402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865억4천만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레전드리픽처스의 영화 '주라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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