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야권도 쿠데타 비판시위 가세…갈수록 힘 실리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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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야권도 쿠데타 비판시위 가세…갈수록 힘 실리는 정부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25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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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터키 주요 도시에서 16일부터 계속된 쿠데타 비판 시위 행렬에 야권이 본격적으로 합세, 터키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24일(현지시간)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탁심광장과 수도 앙카라 크즐라이광장에는 쿠데타군과 그 배후를 비판하고 민주 정부의 승리를 축하하는 대규모 시위가 9일째 열렸다.

이날은 쿠데타 이전까지 집권 정의개발당(AKP)과 사안마다 충돌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도 시위에 당 차원에서 거리 시위에 합류했다.

▲ 2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탁심광장에서 9일째 열린 쿠데타 반대 및 민주정부 승리 축하 집회. 이날 집회는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당차원에서 동참했다. CHP 지지자가 터키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사진을 흔들고 있다.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AKP와 세속주의 정당인 CHP가 같은 집회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AKP 지지자들이 터키국기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대통령의 사진을 손에 든 것과 달리 CHP 당원들은 국기와 함께 터키 국부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담긴 깃발을 흔들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아타튀르크는 세속주의 헌법을 바탕으로 터키공화국을 수립한 군인출신 지도자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후 첫 내각 칙령(명령)을 발표한 터키정부는 사법권 강화 추가 조처를 예고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총리는 방송 인터뷰에서 "유혈 쿠데타 시도가 재발하지 않도록 무거운 조처들이 있어야 한다"면서, 테러 배후로 지목한 펫훌라흐 귈렌의 지지세력을 겨냥해 "이러한 조직의 근원들을 제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날 TV 연설에 따르면 쿠데타 진압 후 지금까지 1만3천165명이 쿠데타 또는 배후에 연루된 혐의로 구금됐다. 군인이 8천838명으로 가장 많고, 판·검사 2천101명, 경찰 1천485명, 지방정부관료 52명 등이다. 민간인은 689명이다.

현재까지 구금 상태인 5천863명 가운데 120명은 군장성이다. 터키 전체 군장성 370여 명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터키 법무부는 쿠데타 후 해임된 판·검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1월에 3천명을 새로 임명할 계획이라고 베키르 아즈다 법무장관이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테러 배후' 귈렌파 척결이 민간부문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터키 통상부는 귈렌운동을 지원한 기업을 하나하나 밝혀내 문을 닫을 것이라고 24일 밝혔다고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데일리가 전했다.

앞서 터키 정부는 귈렌 관련 교육기관, 병원, 사회단체 등 2천여 민간기관을 폐쇄한다고 관보에 게재했다.

각급 학교에서는 귈렌 연계 단체들이 출판한 교과서 '화형식'도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교민 박모씨는 "터키 지인이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교과서가 알고 보니 '귈렌파'가 만든 것으로 드러나서 불태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국공관도 교민들이 자칫 '귈렌운동'과 연계됐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주터키 한국대사관은 "최근 터키국민 가운데 귈렌파 서적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사례가 있으니 관련 서적·장소를 삼가라"고 인터넷에 공지했다.

한편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터키에서 구금된 쿠데타 연루 용의자들이 구타와 성폭행 등 가혹행위와 고문을 당한다는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24일 주장했다.

앰네스티는 터키당국이 쿠데타 연루 용의자들에게 물과 음식을 주지 않고 구타를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보고를 변호인들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한 터키 고위당국자는 "그러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AFP통신에 반박하고, 편향되지 않은 시각으로 판단하라고 앰네스티에 촉구했다.

▲ 2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탁심광장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및 민주정부 승리 축하 집회. 시민들이 터키국기와 함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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