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의 몰락…한때 140조원 몸값에서 헐값 매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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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의 몰락…한때 140조원 몸값에서 헐값 매각까지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25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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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1990년대에 '인터넷의 시작'으로 통했던 야후가 22년 만에 종말을 맞았다.

야후 이사회는 핵심인 인터넷 사업과 부동산을 미국의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에 48억 달러(약 5조5천억원)에 팔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여러 언론이 소식통을 인용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매각 이후 야후에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야후 재팬의 지분, 소량의 특허 등 410억 달러의 자산만 남게 된다.

▲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있는 야후 본사

      

야후의 가치가 1천250억 달러(약 142조원)로 정점을 찍었던 2001년 1월과 비교된다.

머리사 마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는 버라이즌에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회사 에퀼라에 따르면 마이어는 약 5천700만 달러(약 6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퇴직금을 포함해 현금과 주식 보상 등으로 4년의 재직기간에 총 2억1천800만 달러를 받는다고 에퀼라는 추산했다.

1994년 설립된 야후는 월드와이드웹의 초창기에 웹사이트를 분류한 디렉토리 서비스로 시작했다. 이후 검색과 이메일, 쇼핑, 뉴스 등의 기능을 늘려갔다.

서비스는 무료였으며 페이지에 보이는 광고로 수입을 올렸다. 한때는 이 모델이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야후는 지속적 혁신을 추구한 후발 주자 구글과 페이스북에 밀리고 말았다.

야후는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 등 2명의 스탠퍼드 대학원생이 창업했다.

이보다 몇 년 뒤에 나온 구글은 웹에서 뛰어난 검색 결과를 보여줬다. 야후는 첫 CEO인 티머시 쿠글이 있을 때인 2000년 6월 구글의 검색엔진을 4년간 야후 웹사이트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도록 계약했다.

야후는 구글을 사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체 검색 도구를 개발하는 길을 택했다.

구글은 검색에만 집중했지만, 야후는 2번째 CEO인 테리 세멜 재임기에 콘텐츠 회사로 탈바꿈했다.

야후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고전했다. 웹 포털의 중요성은 낮아지고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라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구글은 검색엔진과 고수익의 검색광고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인터넷 기업이 됐다.

2007년 세멜은 주주들의 압력 끝에 물러났고 공동창업자인 양이 CEO로 취임했다. 양 CEO는 이듬해 마이크로소프트의 446억 달러 짜리 인수 제안을 거절해 많은 주주를 들끓게 했다.

야후는 이후에도 3년간 2명의 CEO와 직무 대행을 거쳐 구글의 검색 분야 임원으로 IT계의 유명인사였던 마이어를 2012년 7월에 기용했다.

마이어는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지 못한 야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야후의 검색엔진을 혁신하겠다면서 1천명을 배치했고 오리지널 비디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유명 TV 앵커인 케이티 쿠릭도 고용했다. 음식, 여행, 기술 같은 주제의 '디지털 매거진'도 열었다.

마이어는 지금으로서는 실패로 판명된 텀블러를 포함한 수십 개 기업을 인수했다.

야후는 2005년 알리바바의 주식 40%를 현금 40억 달러와 야후의 중국 인터넷사업 자산으로 샀다. 그나마 투자자들을 달랜 성공 케이스다.

2014년 알리바바가 상장했을 때 야후는 지분을 많이 처분했지만, 여전히 알리바바 지분 15%, 310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마이어는 알리바바 지분을 별도의 회사로 분사하려는 시도도 했지만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좌절됐다.

이와 함께 야후의 매출과 순이익은 지속해서 감소했다.

B.라일리&컴퍼니의 애널리스트 새밋 시나는 "마이어는 손에 녹고 있는 얼음을 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얼음이 녹는 속도를 늦추기보다는 3년, 4년, 5년을 보자고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이런 인내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헤지펀드인 스타보드 밸류는 야후의 핵심 사업을 매각하라고 압박했다. 야후 이사회는 결국 2월에 인수 제안을 하기로 했다.

야후의 전직 임원이었던 댄 피니건은 지나고 보니 야후는 성공하기 어려운 너무 많은 분야에서 경쟁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카콜라나 펩시가 돼야지 RC콜라여서는 안 된다. (야후 경영진은) 많은 영역에서 RC콜라가 되도록 했다"면서 "야후에서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일했던 사람들에게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 머리사 마이어 야후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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