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내일 금융완화 전망 우세…헬리콥터 머니는 없을 듯
상태바
일본은행 내일 금융완화 전망 우세…헬리콥터 머니는 없을 듯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7.28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일본은행이 29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금융완화 조치를 취하겠지만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를 택할 가능성은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도쿄TV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서베이에 따르면 금융완화 조치를 예상한 비율은 80%에 달했다. 다만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다양한 금융완화 카드 가운데 무엇을 들고 나올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일본은행이 과연 헬리콥터 머니를 발표할 것인지 여부에 쏠려있다. 최근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일본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더욱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본은행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금융완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헬리콥터 머니의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의 일부 자문역들이 헬리콥터 머니를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엔화 가치가 한때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지난주 구로다 총재는 "필요성도, 가능성도 없다"고 말해 엔화의 흐름을 되돌려놓았다.

구로다 총재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은 그가 재무성에 재직할 당시에 정부의 재정긴축을 촉구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추측이 무성한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에 돈을 찍어낼 수 있는 백지수표를 제공한다는 구상은 구로다 총재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일본은행 관계자는 정부 내부에서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실무적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가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 채택을 앞두고도 이를 부인한 전례 때문에 시장에서는 헬리콥터 머니는 없다는 일본은행측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대담한 경기부양대책을 다짐하고 있어 일본은행 쪽에서 행동에 나설 이유는 일단 줄어들었고 경기부양의 규모가 분명해질 9월까지는 기다릴 수 있는 구실이 될 수 있지만 일본은행은 재정과 통화정책의 공조를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다.

헬리콥터 머니 외에 일본은행이 동원할 수 있는 도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금리를 마이너스 0.1% 이하로 더욱 낮추거나 현재 연간 80조엔 수준인 국채 매입을 늘리는 것, 상장지수펀드와 부동산 펀드의 매수를 확대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국민들과 금융계의 반발을 의식해 금리의 추가 인하를 망설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의 매입을 확대하는 것이 손쉬운 선택이지만 대대적인 금융완화를 기대하는 시장을 실망시킬 공산이 크다.

사정이 그렇다면 결국은 국채 매입을 연간 90조∼100조엔으로 늘리는 것이 일본은행이 집어들 유력한 카드가 된다. 정부의 새로운 경기부양대책과 동시에 국채 매입을 확대하는 것은 일본은행이 정부에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헬리콥터 머니와 상당히 유사하지만 일본은행측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미 정부가 매년 발행하는 규모 이상으로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확대가 반드시 2%의 물가 상승률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시장에 확신시킬 수 있다면 이는 매력적인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