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대통령 "쿠데타 시도, 외국서 쓰인 각본 따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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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대통령 "쿠데타 시도, 외국서 쓰인 각본 따라 진행"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8.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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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앙카라 대통령궁으로 해외 투자자들을 불러 발언하고 있다.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시도를 외국정부가 조종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일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해외투자자 간담회에서 "이번 쿠데타는 내부에서만 계획된 사건이 아니라, 외부에서 쓰인 시나리오에 따라 내부의 배우들이 행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인터뷰나 연설에서 "외국이 이번 실패한 쿠데타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거나, "귈렌은 장기판의 '졸'일 뿐 쿠데타를 조종한 배후가 있다"고도 발언했다.

  

그 '외국'이 어느 나라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개입설이 제기된 나라가 달리 없었기에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서방을 친구라고 여겼는데, 불행히도 테러를 지지하고 쿠데타군의 편을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미국을 겨냥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하면서,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송환을 요구하는 사람(펫훌라흐 귈렌)을 어떻게 계속 보호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귈렌의 주소득원이 미국에 있으며, 귈렌이 연계 단체들이 운영하는 학교를 통해서만 매년 2억∼3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은 이탈리아를 향해서도 원하는 말을 거리낌없이 쏟아냈다.

이날 이탈리아 라이TV와 인터뷰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탈리아당국이 (3남) 빌랄에 대해 수사를 계속 진행하면 양국 관계가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이탈리아는 마피아 문제에나 집중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올해 초 이탈리아 볼로냐검찰은 빌랄의 돈세탁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에르도안의 인터뷰 발언과 관련, "이 나라에서는 판사가 법과 헌법에 따라서 판단하지 터키대통령을 따르지 않는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날 터키당국의 귈렌파 척결 작업은 스포츠계로도 확산했다.

터키축구연맹은 이날 심판을 비롯해 연맹 이사회 인사 약 100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군 연관 기관 인사에 대한 수사도 계속돼 귈하네육군병원(GATA) 직원 약 100명에게 귈렌 연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또 2010년 야당 대표를 낙마시킨 '성관계 테이프'와 관련해 약 90명도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됐다.

터키 당국은 귈렌 세력이 이 사건에 개입한 혐의를 포착했다고 터키 관영매체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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