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국 원전계약 연기에 "양국관계 중대기로" 경고,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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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국 원전계약 연기에 "양국관계 중대기로" 경고, 반발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8.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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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남서부에 들어설 힝클리 포인트 원전 조감도

[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영국 정부가 중국이 참여한 180억 파운드(약 26조원)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을 돌연 연기한 데 대해 중국이 위협에 가까운 경고와 함께 반발하고 나섰다.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 대사는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서한을 통해 "지금 중국과 영국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중대한 시점에 있다"며 "영국이 중국에 계속 문을 열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정국 정부가 힝클리 포인트를 계속 지원하고,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류 대사는 중국이 지난 5년 동안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를 합친 것 이상으로 영국에 투자해 왔다며 힝클리 사업 결정에서 어느 때보다 신뢰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애초 알려졌던 정식 계약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건설 사업을 다시 검토하겠다며 이른 가을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영 에너지 업체 EDF와 중국광핵그룹(CGN)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그동안 안정성과 수익성, 보조금 수준 등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영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체 사업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60억 파운드(약 8조6천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양국의 '황금시대' 개막을 선포한 바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닉 티머시 공동 비서실장은 7일 애초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중국 군수 관련 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계약을 연기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CNNC는 CGN이 확보한 지분 33% 중 절반가량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뒤늦게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체결이 유보된 것은 중국 자본에 대한 영국의 안보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NCC는 중국의 핵폭탄, 핵잠수함 등을 제조하는 데다가 근본적으로 중국 국방력 강화를 목표로 설립돼 국가가 운영하는 기업이다.

그 때문에 영국에서는 CNNC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채로 계약이 마무리되면 중국이 나중에 원전 정보를 악용해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시 주석은 영국 방문 당시 원전 사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400억 파운드(약 57조6천억원)에 이르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관리는 힝클리 포인트 원전 계약이 취소되면 중국의 다른 투자 계획도 무산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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