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대…'딜러와의 갈등'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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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대…'딜러와의 갈등'이 문제
  • 박영호 기자
  • 승인 2016.08.0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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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영호 기자] 유통시장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가운데, 대표적 고가 소비재인 자동차까지 온라인에서 클릭 한번으로 구매하는 시대가 열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재 법적으로 큰 걸림돌은 없으나, 기존 딜러(판매영업인력) 등 오프라인 판매망과의 갈등이 '온라인 자동차 판매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www.tmon.co.kr)은 지난 8일 오전 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재규어 XE' 포트폴리오(정상가 5천510만원)와 알스포츠(R-Sport) 모델(정상가 5천400만원) 20대를 700만원 할인한 4천810만원, 4천700만원에 내놨다.     

단순히 수입 신차를 온라인에서 소개하는 게 아니라, 결제를 거쳐 실제 구매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사례는 국내 전자상거래업계에서 이번이 처음이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티몬이 "온·오프라인 최저가가 아닐 경우 보상하겠다"고 약속하자, 사이트에 재규어가 소개된 뒤 약 3시간만에 준비한 4천만원대 고가 자동차 20대가 완판됐다.

티몬은 앞으로 온라인에서 더 다양하고 많은 자동차를 유통할 방침이다.

티몬 관계자는 9일 "해외에서는 신차 온라인 판매가 보편적이지만 국내 전자상거래업계의 경우 지금까지 중고차가 아닌 새 차를 사이트 안에서 직접 결제까지 마치는 수준으로 판매하는 시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원한다면 앞으로 온라인 판매 자동차의 브랜드를 늘리고 자동차 판매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전자상거래업체가 온라인 시장에서 국산·수입차를 파는데 제약은 전혀 없다.

TV홈쇼핑의 경우 차를 팔면서 화재보험을 '끼워파는' 행위를 막기 위해 보험업감독 규정상 수입차·중고차가 아닌 국산 차만 판매할 수 있지만, 전자상거래업체는 이 규제와도 무관하다.

문제는 자동차 딜러 업체, 딜러 등 기존 오프라인 판매망과의 영역 다툼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적 제약이 없는데도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지금까지 선뜻 자동차 유통에 뛰어들지 못한 것은, 기존 오프라인 딜러들과의 갈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딜러사나 딜러들로서는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고 단순해질수록 가격·고객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티몬의 경우도 이번에 재규어를 수입하는 모 딜러사와 협업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진행했지만, 이 딜러사의 정보는 동종업계 경쟁사들로부터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티몬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 등에서 계속 어떤 딜러사와 판매를 기획했는지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름 등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규제개혁 차원에서 최근 TV홈쇼핑에서 국산 차도 팔 수 있도록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이 추진되다가 실현이 불투명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련 고시 개정 움직임에 국내 완성차 판매 대리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자 정부도 개정 작업을 보류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 확대'라는 대세를 거스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동차 브랜드의 경우 자사 직영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를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국내에 진출한 모 수입차 브랜드도 장기적으로는 딜러 수를 줄이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판매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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