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블라디미르" 에르도안, 러시아에 구애…주목하는 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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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블라디미르" 에르도안, 러시아에 구애…주목하는 나토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8.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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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9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국 정상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당시 터키 총리.

[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쿠데타 시도 후 러시아 쪽에 한층 가까워지려는 터키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다른 회원국의 표정이 밝지 않다. 특히 9일 양국의 정상회담에서 안보 의제가 어느 정도 다뤄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후부터 러시아를 향한 감사와 구애의 표현을 쏟아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8일 공개된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와 관련해 터키정부에 거의 즉각적인 지지를 표명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역사적인 계기이고 새로운 시작"이라면서 "양국 관계의 새 장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고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내 친구 블라디미르'라고 불렀다.

당초 알려진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는 작년 러시아 전투기 격추로 악화한 양국 관계 정상화와 제재 해제 등 경제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쿠데타 진압 이후 서방과 갈등을 빚는 터키는 러시아와 다양한 분야에서 공조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리아 내전과 테러대응전략 등 안보 분야에서 어떤 합의를 할지가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터키는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이는 서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IS 격퇴전에서 쿠르드계가 미국 지원을 받아 지상군 역할을 하는 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후견국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구도에서 터키가 러시아로 기울게 된다면 시리아 내전이나 대테러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NATO는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병력 규모가 큰 터키가 러시아와 어느 정도까지 가까워질지 주목하면서도, 터키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과도한 추측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터키가 안보 분야에서도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한다면 NATO 내 터키의 역할·지위 변화도 점쳐진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독일 외교부는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회복이 NATO 내 터키의 역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독일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의 관계회복이 NATO의 안보 협력관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터키는 나토의 중요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 역시 9일 자 대중지 빌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터키와 러시아가 가까워진다고 하더라도 나토가 터키에 제공하는 안보 파트너십을 러시아가 대체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나토 파트너로서 터키의 지속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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