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시장 4% 성장에도 韓 건설·플랜트 수주 실적 부진
상태바
해외 건설시장 4% 성장에도 韓 건설·플랜트 수주 실적 부진
  • 유승민 기자
  • 승인 2016.08.18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유승민 기자]  해외건설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건설, 플랜트 사업 수주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수익성이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의 수주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18일 한경연이 공개한 '기업의 해외수주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 성장한 8조8천억 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같은 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플랜트 사업 수주액은 461억 달러로 전년(660억 달러)에 비해 30.1% 급락했다.

또 올해 1월부터 8월 중순까지 해외건설, 플랜트 사업 수주액은 약 170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55%)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시공기업이 사업개발, 지분투자, 설비운영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 비중은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건설, 플랜트 사업 수주액의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발주자가 금융 등 전반을 담당하고 시공기업이 단순시공, 설계, 조달 등을 맡아 투자개발형보다 수익성이 낮은 단순 도급형 사업이 97%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최근 투자개발형 해외발주 사업이 증가하는데 우리나라는 전체 해외수주 실적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경연은 최근 중동 주요국들이 저유가로 인해 재정 상황이 악화하면서 재정을 직접 투입하기보다 투자개발 형태나 시공자 금융제공 등의 형태로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현재 3%에 불과한 투자개발형 사업의 수주 비중을 향후 5년간 1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수익률이 단순도급형 사업의 2~3배에 달하고 수요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 인프라 시장 규모가 2050년까지 9천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가 부진한 원인은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23억9천만 달러에 불과한 정책금융형 해외 인프라 펀드를 6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이 소요되므로 적절한 금융조달 없이 사업 수주와 완수가 어려운데, 우리나라는 건설프로젝트에 전문성을 갖고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공급할 수 있는 민간 금융회사가 극소수에 불과해 기업들이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우리나라는 투자개발형 사업 자금 공급이 가능한 정책금융형 해외인프라 펀드로 각각 3억9천만 달러, 2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인프라펀드(GIF)와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한경연은 한국투자공사(KIC)와 국민연금 등 우리나라 공적 연기금의 대체투자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대체투자 확대 차원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