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럽 통화완화 계속된다…원화가치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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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럽 통화완화 계속된다…원화가치 상승 우려"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6.08.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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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정상진 기자]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통화완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의 원화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한계 드러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통화완화 경쟁 격화시킨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조 연구위원은 "유럽과 일본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지만,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다른 정책적 대응이 여의치 않다"며 "조만간 보다 더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돈에 대해 일종의 보관료를 내게 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후 초기에는 통화가치 하락, 대출 확대 등으로 수출, 소비, 투자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수준이 낮아질수록 이자소득 및 연금 감소를 우려한 가계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금융기관들의 수익성 및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일본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기대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29일 전격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발표한 직후 약 보름 동안 일본 닛케이 주가지수는 5.4% 하락했고 엔화 가치는 14.7%나 급등했다.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한계에 드러냈지만, 일본은 국가부채에 대한 부담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 연구위원은 일본은행이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강도 높은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보다 채권 매입 규모의 확대를 통한 양적완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신흥국 등 다른 국가들의 경쟁적인 통화완화 움직임을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도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채권의 매입 한도를 늘리는 등 추가적인 금융완화 조치를 내놓을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은 "최근 원화가치 상승 추세가 부진한 우리 수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 위험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하는 실질실효환율을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말부터 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 상승률은 28.8%로 세계 61개국 가운데 베네수엘라, 아이슬란드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와 수출 경합도가 큰 중국(18.4%)보다 높았고 독일(-10.1%)과 일본(-22.5%)의 통화 가치는 오히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각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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