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 "현재, 냉전 시대보다 더 불안정"…美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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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 "현재, 냉전 시대보다 더 불안정"…美 비판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10.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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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현재가 냉전 시대보다 더 불안정하다며 미국의 타국 내정 간섭이 핵무기에 대한 관심을 부추겼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9일(현지시간) 현지 TV 방송 제1채널의 주말 프로그램 '보스크레스노예 브레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은 (냉전 시대보다) 덜 안정적"이라며 "양극 체제였을 때는 소련과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라는 엄격하지만, 안정적인 대립이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소련이 대립했던 냉전 때는 국제질서가 더 명확했다면서 베트남과 한국, 모잠비크, 앙골라 등에서의 분쟁과 헝가리나 체코슬로바키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주변부 문제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격렬한 유혈 분쟁이었지만, 그것들은 주변부 분쟁이었을 뿐이며, 소련이나 미국이 직접 개입해 서로 대립하진 않았다"며 "당시 두 국가는 세계 안정의 핵심은 비공개적이거나 일부 사안들에선 공개적인 합의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글로벌 주역이 둘 이상이 됐으며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도 5개 공식 보유국과 최소 4개 비공식 핵보유 선언국으로 늘어났다면서 최근의 국제사회 사건들은 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하려는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는 "리비아의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가 스스로 핵프로그램 포기를 선택하면서 잘 알려진 일이 일어났다(파멸했다)"면서 "북한에는 이미 핵무기가 있는데 왜 그들이 그러한 권리(핵보유국 권리)를 확보하려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북한의 핵 확보 노력도 미국의 타국에 대한 간섭 정책이 빚은 결과라는 주장이었다.

▲ 사진=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연합뉴스 제공)

라브로프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한 미국의 정책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시리아 사태의 군사적 해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이는 아주 위험한 게임"이라면서 "러시아는 시리아에 흐메이임 공군기지와 타르투스 해군 기지 등 2개의 기지를 유지하고 있고 우리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방공망을 갖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미사일 등을 동원한 시리아 정부군 공격에 나설 경우 러시아도 현지 배치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이용해 대응할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그는 이어 미국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에 알레포 공습 중단을 요구하며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알누스라 전선'(자바트 파테알샴)을 비호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알누스라 전선을 온건 반군과 분리해 테러 조직에 대한 공격을 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알카에다를,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를 만든데 이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알누스라 전선'이란 또 다른 테러 조직을 강화하고 지원한 정부로 역사에 기록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라브로프는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의 시리아 정부군 지원을 전쟁 범죄 차원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해 미국 대러 정책의 근저에는 공격적인 '러시아 혐오주의'가 자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 혐오주의에 근거해 러시아의 이익을 침해하고 안보를 위협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러시아 접경으로의 접근, 그곳으로의 무기 및 방공미사일(MD) 시스템 배치 등이 그 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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