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러시아가 가장 '이득'…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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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에 러시아가 가장 '이득'…우려 목소리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6.11.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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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민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들과 사사건건 대립해 온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국제 부문 에디터인 데이비드 가드너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내전 중인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후원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협력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을 더 위대하게'라는 트럼프의 대선 구호와 달리 러시아를 더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드너는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으면 반군을 말살하려는 아사드 정권의 계획을 약화시킬 수도 있지만 "반군이 승리할 수 있도록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꺼림으로써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아사드 정권이 러시아의 지원 덕분에 승리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옥스퍼드대의 중동 현대사 전문가인 유진 로건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로건 교수는 "현재 미국과 EU가 이룰 수 있는 최선은 러시아와 협력해 아사드 정권이 승리 후 반군에 대대적인 보복을 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권이나 성평등, 법치 등에 큰 관심이 없는 트럼프가 중동의 다른 독재자들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 이후 가장 먼저 축하 인사를 전한 인사 중 한 명이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쿠데타 시도를 진압하고 대대적인 숙청으로 철권통치를 강화하면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러시아가 국제 사법 기구인 국제형사재판소(ICC) 조약(로마 규정)에서 탈퇴하기로 한 데 대해 '러시아가 트럼프의 승리에 대담해졌다'는 전문가의 평가를 전했다.

▲ 사진=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들과 사사건건 대립해 온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러시아의 ICC 조약 탈퇴 결정은 러시아가 개입한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ICC의 조사가 진행 중이고, 러시아의 시리아 알레포 폭격에 대해서도 ICC가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종종 푸틴 대통령을 칭찬하며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 국무장관 물망에 오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ICC에 반대하는 선봉에 선 인물이다.

미국은 ICC 조약 채택 당시 반대표를 던졌으며 클린턴 행정부가 서명했지만 비준을 하지 않았고, 부시 행정부는 2002년 조약 발효 직전 서명을 철회한 상태다.

미국 대선 당시 발생한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소행이라는 의혹이 강력하게 불거진 상황에서 내년 선거를 치르는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같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독일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내년 치러지는 독일 총선을 겨냥해 "여론과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끼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러시아가 해킹 공격과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활동을 한 흔적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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