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한령', 중국 기업 옥최는 자충수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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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한령', 중국 기업 옥최는 자충수 될것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11.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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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중국 전문가는 중국 당국의 한류 규제가 중국에 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진단을 했다.

중국 기업이 지난 6년간 3조원의 자금을 한국 문화·연예산업에 투자했던 만큼 금한령(禁韓令)은 자칫 자국 산업을 옥죄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문화분야 크라우드펀딩업체 터우헤이마(投黑馬)는 22일 중국 당국의 금한령 영향을 분석하는 글을 통해 "이번 사상 최강의 금한령이 중국 영화·드라마산업에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연예산업 전문가 위화둥(于華東)은 "금한령의 정치성이 적합한지 여부는 차치하고 중국 영화·드라마산업계가 이번 조치를 반기고 즐거워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미 수많은 중국 기업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업체를 상대로 지분매입, 인수합병 형태로 투자해놓은 상황에서 일방적인 한류 규제가 한중 양측 모두에 손실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이 한국의 게임,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연예기획 등에 쏟아부은 자금은 3조원에 달한다.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이끄는 CJ E&M, SM, YG, JYP 등은 대부분 중국기업과 자본투자, 전략합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초 동영상채널 써우후스핀(搜狐視頻)은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 김수현의 소속사인 키이스트의 2대 주주가 됐고 지난해 11월 쑤닝환추(蘇寧環球)는 3억 위안을 들여 한국 연예기획사 FNC의 지분 22%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 사진=중국의 한류팬 "금한령은 중국에도 자충수".(연합뉴스 제공)

중국 최대 동영상채널 여우쿠투더우(優酷土豆)도 한국 3개 지상파 방송사와 합작을 선언하며 70%에 이르는 드라마 판권을 구매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올해 2월 2억 위안을 투입, SM 지분 4%를 인수했고 알리바바 자회사 알리뮤직은 별도로 SM과 전략적협력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중국의 종합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체인 화이(華誼) 브러더스가 지난 3월 2억3천만 위안으로 별그대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자 텅쉰(騰迅·텐센트)도 5월 1억8천만 위안을 들여 YG의 3대 주주가 됐다.

이 같은 자본투자 외에도 금한령이 한중 합작 프로젝트에 적용되면 중국측에도 큰 손실이 될 수 밖에 없다.

런닝맨 중국판인 파오난(포<足변包>男)이 저장(浙江)위성TV의 생사를 쥐고 있는 킬러 콘텐츠인 상황에서 이 같은 인기 프로그램의 방영금지는 중국 방송사에도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의 중국 방영권을 가졌던 동영상채널 아이치이(愛奇藝)는 이 한 드라마로 신규 유료회원을 500만명 늘리며 1억9천만 위안의 수입을 거두기도 했다.

금한령의 실행은 나아가 현재 진행중인 합작 프로젝트의 수정, 또는 좌초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중국측에도 적잖은 손실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측에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러면서 터우헤이마는 올해 한중 합작을 결정한 드라마가 최소 53편에 이른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제작을 마치지 못한 합작 드라마는 촬영을 하더라도 중국에서 방송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딱한 처지가 됐다.

화이브러더스가 지난해 한국 쇼박스와 손잡고 3년내 6편의 한중 합작 영화를 찍기로 했었고 CJ 역시 완다(萬達), 알리바바 픽처스와 합작으로 12편의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었다.

위화둥은 "시장을 강하게 만들려면 외부배척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기 내부에서 먼저 강해져야 한다"며 금한령의 철학 부재와 조급성을 지적했다.

그는 "금한령이 본격 실행된 이후 중국 현지 연예인들의 출연 기회가 늘어나겠지만 경쟁력 감소와 함께 출연료 등에 거품이 끼며 제작비가 되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전총국(중국 미디어 총괄 기관)이 수년동안 추진해온 각종 대내, 대외 규제는 이미 중국의 영화드라마시장의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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