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석 대사 "교황청에 韓주교 전무 아쉬워"…교황 "기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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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석 대사 "교황청에 韓주교 전무 아쉬워"…교황 "기억하겠다"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6.11.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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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영목 기자] 김경석 주 교황청 한국대사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난 자리에서 "교황청 행정기구에 한국 주교가 전무해 아쉽다"는 국내 가톨릭계의 여론을 전달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기억해 두겠다"고 화답했다.

이임을 앞둔 김경석 대사는 28일 바티칸에서 교황을 알현해 "2014년 한국을 방문한 것은 물론 한국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보여주시고,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또,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이에 "한국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는 이어 교황청 행정기구인 '쿠리아'에 한국 주교가 전무해서 아쉽다는 한국 천주교단의 의견도 전달했다.

▲ 사진=김경석 주교황청 대사.(연합뉴스 제공)

대사는 이와 관련 "최근 로마에 유학 중인 신부, 수녀 대표단과 만나는 자리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위상에 비췄을 때 교황청 쿠리아 내에 우리나라 주교가 하나도 없는 게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교황을 뵌 김에 이를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황청에서 일하는 한국 천주교단의 성직자는 교황청 부처 중 하나인 인류복음화성에서 일하는 한현택 신부가 유일하고, 주교급 이상의 고위 성직자는 전무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김 대사의 말이 끝나자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머릿속에 잘 기억해두겠다"고 흔쾌히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생적으로 천주교 신앙이 싹튼 곳임을 종종 언급하는 등 한국 천주교와 한국에 대해 깊은 관심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교황은 20여년 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제로 있을 때 현지에 파견된 한국 수녀들이 헌신적으로 빈민 구호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콰도르 대사를 거쳐 2013년 11월 교황청에 부임한 김경석 대사는 3년에 걸친 바티칸 생활을 마감하고 29일 귀임한다.

대사 재임 기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2014년 8월),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의 추기경 서임(2014년 2월), 바티칸 라디오의 한국어 방송 시작(2015년 10월) 등 한국 천주교 역사에 큰 의미를 지닌 일들이 연달아 성사됐다. 지난 5월에는 내년 9월∼11월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바티칸 박물관에서의 '한국 천주교 230년' 특별전 개최가 결정되기도 했다.

대사의 후임으로는 정종휴 전 전남대 법학대학원 교수가 임명돼 오는 1일 부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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