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링크트인 합병 완료…연속 인수 실패서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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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링크트인 합병 완료…연속 인수 실패서 벗어날까?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12.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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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링크트인 인수 계약을 체결 6개월 만에 합병 절차를 완료했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제프 와이너 링크트인 CEO는 8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합병 완료를 선언했다.

그동안 최대 난관이었던 유럽연합(EU)의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서 '윈도 오피스와 링크트인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승인 결정이 내려짐으로써 모든 과정이 종결된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MS의 인수 합병 역사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2006년 광고 회사 에이퀀티브를 63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고, 두 번째는 2012년 노키아 휴대전화 부문을 72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었다. 두 회사는 모두 문을 닫아 MS의 회계 장부를 붉게 물들였다.

2011년 85억 달러에 인수한 스카이프 역시 그다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실리콘밸리에서 인수 합병에 실패한 것이 MS만은 아니다. 지난 10여 년간 실리콘 밸리의 인수 합병 가운데 60∼80%가 실패해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보고서도 있었다.

나델라 CEO는 기자회견에서 "MS 역사상 가장 크고 단단한 인수·합병(M&A)"이라면서 "이로 인해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다른 인수 합병 때와는 달리 이번엔 링크트인에 상당한 독립성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S의 한 부서로 흡수하지도 않고, 와이너 CEO 역시 그대로 링크트인 CEO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와이너는 "우리 두 사람 모두 그다지 낙천주의자는 아니다"라면서 "인수 합병이 매우 도전적인 일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마이크로소프트가 링크트인 인수 계약을 체결 6개월 만에 합병 절차를 완료했다.(연합뉴스 제공)

이들은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해 자치권을 인정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는 점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나델라는 "링크트인을 우리의 인스타그램으로 생각하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특히 와이너는 이 자리에서 지난 6월 인수 합병이 발표된 직후 나델라가 보내온 편지 내용을 언급했다. 인수합병팀을 와이너에게 이끌어 달라는 당부의 편지였다고 한다. 와이너는 "나는 그 편지를 최소한 두 번 이상 읽었다"면서 "결국 두 배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인수한 회사에서 두 회사의 합병 작업을 총괄하는 것이 통례인데, 나델라 CE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총수에게 그 작업을 맡긴 것이다.

나델라는 인수 직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링크트인이 회원 수를 늘리고 그 비전을 계속 실현하면서 사업을 지속해서 성장시키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모든 우선순위를 링크트인의 성공에 두겠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최대 인맥사이트인 링크트인의 4억7천만 개인 사용자를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생산성 재창조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그의 전략이다.

MS의 미래가 운용체계(OS)가 아닌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 달렸다는 그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인수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있는 인재를 계속 보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S가 260억 달러(31조 원)를 들여 사들인 링크트인의 직원 1만 명은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하게 된다. 이들 가운데 링크트인의 지분을 보유한 초기 참여자들과 다수의 엔지니어는 엄청난 금전적 보상을 얻었고, 이런 경우 많은 사람이 회사를 떠나 독립적인 사업을 하거나 다른 회사로 스카우트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NYT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와이너 CEO는 "나는 내가 꿈꾸던 직장에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합병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나는 어느 곳으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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