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개헌론 셈법 달라 험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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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개헌론 셈법 달라 험로 예상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6.12.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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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주류 개헌 포함 '정권이양 '… 야당 탄핵 정국에 집중 등

[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잠시 가라앉는 듯했던 개헌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각당마다 개헌론 셈법이 달라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친박 주류와 지도부는 개헌을 포함한 '정권이양 로드맵' 마련을 강력히 주장하는 반면 야권은 박 대통령의 자진사퇴 또는 탄핵소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개헌 논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박 대통령이 사퇴 시한을 내년 4월 말로 못 박는다면 정권 이양 방안을 마련하는 데 협조하겠지만,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은 명분이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 차이의 속내에는 각 진영과 정파의 엇갈린 이해가 깔려 있기때문이다.

야 3당은 박 대통령의 제안이 개헌을 통해 탄핵과 하야 정국을 모면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최순실 게이트' 정국의 초점까지 흐림으로써 반전의 계기를 만들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평소 개헌을 주장해온 야권의 주요 인사들마저도 "탄핵 정국이 끝날 때까지는 개헌을 거론하지 말자"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대부분 개헌 찬성론자이지만 역시 야당과 마찬가지로 현정국이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주도하는 형태의 개헌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은 원하지 않고 있다..

비주류로서는 실로 오랜만에 당내 주도권을 잡은데다, 국민의 신임을 잃은 대통령과 왕당파가 주도하는 여당으로는 차기 대선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친박은 박 대통령과 함께 개헌 논의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대선으로 판을 옮겨보면 각 대권 잠룡들의 이해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주류 친문 진영은 개헌 반대의사를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대선이 내년 12월에 열리든  조기에 열리든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만큼 '게임의 룰'의 변화를 원치 않기 때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일단 관망하는 듯한 자세로 돌아섰다.

▲ 사진=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회담에서 3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대변인,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새누리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새누리 김도읍,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연합뉴스 제공)

평소 권력구조 개편만을 위한 개헌에 부정적이었던 안 전 대표는 탄핵에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개헌론자인 박 전 대표 역시 현재는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구축이 본격화되면 언제든 참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처럼 개헌 문제로 친문계와 각을 세워온 비문(비문재인)계 인사들도 박 대통령 퇴진 문제를 개헌과 결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일부 예외도 있다.

'제7 공화국'의 기치를 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비패권 정상지대'를 주장해 온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는 오히려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주장하며 탄핵 국면에서도 개헌 추진은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보이는 여권 잠룡과 주요 인사들도 조금씩 온도 차이가 나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탄핵 국면에 개헌 논의가 섞이면 초점이 흐려진다는 야당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반면 대표적 개헌론자인 김무성 전 대표는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은 채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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