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상승세 이어질까…전세계 외환시장은 '롤러코스터'
상태바
달러 상승세 이어질까…전세계 외환시장은 '롤러코스터'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12.15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자 달러가치가 치솟으며 전 세계 외환시장이 출렁였다.

투자은행(IB)과 시장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며 1년 뒤에 엔화는 달러당 128엔, 유로화는 달러와 같은 가치를 지니는 패리티(등가)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엔저 수혜가 부각된 일본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표시한 '달러지수'(DXY)는 15일 오전 10시 1분(한국시간) 102.59까지 올라 장중 기준으로 2003년 1월 8일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달러지수는 이날 오전 3시 59분까지만 하더라도 100.89였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가 나온 4시부터 수직 상승해 13분 만에 101.75까지 올랐다. 오후 4시 8분 현재 102.39다.

달러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딩업체 오안다의 제프리 헐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며칠간 오늘 (달러) 움직임이 무릎반사 같은 것이었는지 아니면 굳건한 달러 강세로의 길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신증권의 밍밍 채권리서치 부문장도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가 계속 강세를 띠고 위안화는 절하 압력을 받으면서 우리는 (중국에서의) 자본 이탈과 위안화 약세라는 악순환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BNP파리바는 12개월 뒤 엔화 환율이 달러당 128엔에 이르며, 같은 때 유로화 환율은 유로당 1달러를 이뤄 패리티를 실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12개월 뒤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7.30위안, 엔화 환율을 125엔으로 점쳤다. 각각 달러당 7위안, 120엔 선을 뚫을 정도로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59분 달러당 117.86엔까지 올랐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올 2월 4일 이래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위안화 가치는 8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1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8% 올린 달러당 6.9289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을 올린 것은 위안화 가치를 그만큼 떨어뜨렸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고시 위안화 가치는 2008년 6월 15일(6.9394위안) 이래 8년 반 만에 가장 낮아졌다.

절하 폭도 지난 8월 29일 0.55% 절하 결정을 내린 이후로 약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 사진=미국 금리 인상 단행.(연합뉴스 제공)

역외시장에서는 오전 9시 8분께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9506위안까지 올랐다가 오후 3시 51분 기준 달러당 6.9376위안을 가리키고 있다.

역내시장에서는 오후 2시 18분 달러당 6.9360위안까지 치솟아 장중 기준으로 2008년 6월 이래 8년 반 만에 가장 높았다. 오후 3시 51분에는 소폭 하락해 달러당 6.9349위안을 보였다.

유로화 환율은 패리티를 향해 달렸다.

이날 오전 9시 35분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유로당 1.046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처음 실시한 지난해 3월 수준에 육박한다. 2015년 3월 16일 유로화 장중 최저 환율은 유로당 1.0458달러였다.

오후 3시 54분 기준 유로화 환율은 유로당 1.049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한국 원화는 전날보다 8.8원 오른 달러당 1,178.5원에 마감했다.

엔저 현상이 일본 수출기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풀이되면서 일본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닛케이평균주가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10% 오른 19,273.79에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 지수는 0.26% 상승한 1,542.72로 장을 마쳤다. 토픽스 지수는 장중 1,553.59까지 오르며 처음으로 작년 마지막 거래일의 종가인 1,547.30을 넘겼으나 이후 상승 폭을 줄이면서 마감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 코스피는 0.01% 내린 2,036.65에, 대만 가권지수는 0.09% 빠진 9,360.35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과 홍콩 증시는 위안화 약세에다가 중국 보험 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겹쳐 하락세가 뚜렷했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 관계자가 보험사의 자금 가운데 주식투자 비율을 30%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 보험주에 타격을 입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3% 떨어진 3,117.68로 장을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4시 10분 기준 1.73% 하락한 22,068.63에,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는 2.47% 급락한 9,465.98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채권 가격도 급락했다.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22bp(1bp=0.01%포인트) 뛴 3.45%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로 올랐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루 새 이처럼 큰 폭으로 뛴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국채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금리인상 발표 이후 순식간에 2% 이상 빠지면서 오전 9시 30분 온스당 1,134.89달러까지 떨어졌다.

금값이 이렇게 낮아진 것은 올해 2월 4일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오후 4시 23분 현재는 온스당 1,139.8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