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 베를린 손기정 동상 제막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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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 베를린 손기정 동상 제막 보도
  • 피터 조 기자
  • 승인 2016.12.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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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 조 기자] 지난 5일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땄던 독일 베를린 올림픽(1936년 개최) 마라톤 코스에 손 선수의 동상이 세워졌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장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하고도 시상식에서 고개를 떨구어야했던 손 선수 동상에는 일장기 대신 태극기가 선명히 새겨졌다.

독일 언론도 큰 관심을 드러내며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독일 일간지 타게스 슈피겔(Der Tagesspiegel)은 13일 “진정한 국기를 달게 된 손기정 선수”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손 선수는 80년 전 올림픽에서 이방인으로 가짜 국기를 달고 금메달을 땄다. 지난 월요일 있었던 동상 제막식은 이 이야기에 대망의 한 획을 긋는 행사였다. 조국의 영웅이 되었던 옛날 그 자리에서 명예를 기리게 되었다”고 전했다.

“나는 일본을 위해 달린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우리 민족을 위해 달렸다”

타게스 슈피겔은 베를린 올림픽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독일에 오면서도 손 선수는 저항을 했다. 서명을 할 때 단호하게 한국어 이름을 적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 유니폼 착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1936년 56명의 마라톤 선수들이 올림픽 경기장 출발선에 섰을 때 손 선수의 가슴에는 일장기가 달려있었다. 아돌프 히틀러가 지켜보는 가운데 손기정 선수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한다”

이어 시상식에서 일본 국가가 울려 퍼졌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시상식에서 손기정 선수는 고개를 떨구고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수여된 월계관으로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가리려는 것처럼 보였다.” 타게스 슈피겔은 한국의 신문사들이 일제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손기정 선수의 유니폼에서 일장기를 지운 사진을 내보냈고 이로 인해 많은 기자들이 감옥에 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기정 선수가 훗날 일본인들을 위해 달린 것이 아니라고 술회하며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달렸고 고통 받는 우리 민족을 위해 달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더 이상 일장기가 아닌 태극기가 새겨진 손 선수의 동상

신문은 또한 “2002년 90세의 나이로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핍박받던 그의 조국은 어느새 자의식을 지닌 국가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기록에는 아직도 손 선수의 국적이 일본을 되어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끝없이 수정 요청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IOC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손기정 선수의 국적은 일본으로, 이름은 기테이 손으로 표기되어 있다.

손기정 기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국회의원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손 선수는 더 이상 슬픈 우승자가 아니다. 동상과 함께 손기정 선수의 바람이 실현되었으며 한국인 올림픽 우승자로서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게스 슈피겔은 “김 이사장이 자부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손가락을 치켜들어 손기정 선수의 동상을 가리킨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더 이상 일장기가 아닌 태극기가 새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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