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칼럼]‘프로야구 FA제도’ 씁쓸과 쓸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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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프로야구 FA제도’ 씁쓸과 쓸쓸함에 대하여
  • 김정숙 기자
  • 승인 2016.12.27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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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포스트 김정숙 기자]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꽃은 FA 시장이다.

1999년 FA(자유선수계약)제도 도입 이후 매년 시장은 커졌다. 선수들이 받는 돈은 수 억에서 수 십억까지 오르더니 올해는 100억까지 돌파했다.

거금을 쥘 수 있는 FA 제도는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된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이 협소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많은 돈을 받는다는 거품론도 일고 있다.

삼성에서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KIA타이거즈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했다. 100억 원은 FA 사상 처음이다.

삼성에서 한때 방출을 당했고 막노동까지 했지만 노력 끝에 기량을 꽃피웠다. 2016시즌 타율 3할7푼6리, 31홈런, 144타점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큰 돈을 움켜쥐었다.

최대어 트리오는 해외진출에 실패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행을 모색했지만 친정 SK와 5년 85억 원에 계약했다. 이유는 팔꿈치 부상이었다. 일본진출을 추진했던 양현종은 요코하마의 입단 제의를 받고도 돌연 KIA 잔류 선언했다.

FA 영입을 모두 마친 KIA는 난색을 표했지만 1년 계약으로 해결점을 찾았다. 차우찬은 삼성을 떠나 일본행을 예상했으나 LG와 95억 원에 계약했다.

100억원 대박 그늘에 가린 용덕한·이진영·조영훈

나머지 선수들도 후한 대접을 받았다. LG 출신 우규민은 65억 원에 삼성으로 이적했고 두산 우승 주역 김재호(50억 원), 이현승(27억 원)은 잔류했다.

지명타자라는 약점을 가진 나지완도 40억 원에 KIA에 남았다. 이적 가능성을 주목 받은 이원석(27억 원)은 3루수가 필요한 삼성의 낙점을 받았다. 투수 봉중근은 15억 원에 LG에 잔류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있는 대어 황재균은 kt행을 놓고 고민중이다.

그러나 NC 포수 용덕한은 제의를 받지 못해 씁쓸하게 그대로 은퇴했다. 조영훈(NC), 정성훈(LG), 이진영(kt)은 나이 때문에 계약이 모호하다.

따라서 등급제를 도입해 특급 혹은 A급 이하의 선수들에게는 원 소속구단에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지급해 이적을 자유롭게 하자는 대안이 부상했다. 일본 NPB리그는 연봉 순위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첫 100억 계약이 터지면서 어김없이 거품론이 일었다. 언론은 최형우가 처음으로 100억 원 시대를 열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2년 전에 두산 장원준이 이면계약을 통해 100억이 깨졌다.

최형우뿐만 아니라 차우찬도 100억이 넘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급 몸값이 높아지면서 아래 체급 선수들은 50억 원, 60억 원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때문에 연간 800만 관중에 그친 한국 시장에서 선수들의 FA 몸값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웬만한 선수들의 FA 몸값은 관중 4500만 명을 동원하는 NPB리그 FA 선수들과 엇비슷하다. 게다가 많은 돈을 받고도 제 몫을 못하는 선수들 때문에 가성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KIA 우완투수 윤석민은 2015년 복귀하면서 90억 원을 받았지만 올해 어깨부상으로 활약을 못해 팬들의 원성을 들었다.

과감한 투자? 묻지마 투자?…초라한 성적·먹튀 논란

시장 규모에 비해 몸값이 높은 이유는 성적만 좇는 재벌 야구 때문이었다. 특히 한화는 2013년, 2014년, 2015년 FA 시장에서 500억 원을 투자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몸값이 수직 상승했다. 야구 관계자 A씨는 “FA 제도 도입 이후 부자 구단을 중심으로 구단 수입과 관계없이 모그룹의 승인 아래 당장 성적을 올리기에 편한 FA 선수들에게 묻지마 투자를 했다. 그 여파로 FA 몸값만 잔뜩 올라갔다. 그러나 성공을 거둔 FA 투자는 일부분이다”고 지적했다.

경기 불황까지 겹치며 이번에야말로 천정부지 몸값을 개선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협상을 시작하면 FA 선수들이 요구하는 돈이 너무 세다. 장원준처럼 성적이 좋으면 문제가 없지만 투자의 효율성이 지적되면서 FA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이면계약 철폐, 메이저리그식 사치세 혹은 샐러리캡 도입 등이 대안으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FA 시장에서 만연하고 있는 이면계약을 철폐하기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계약서를 제출할 때 국세청에 신고하는 금액을 의무적으로 게재하는 것이다. 여론의 부담을 의식해 과도한 몸값을 자제시키는 것이다.

이면계약 철폐·사치세 도입 등 “이제 뜯어고칠 때가 왔다”

사치세는 총액 연봉 기준선을 넘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올해도 메이저리그는 6개 구단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느라 총액 연봉을 넘겨 사치세를 납부했다.

다저스는 가장 많은 3180만 달러를 냈다. 샐러리캡은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시행하는 것으로 연봉 총액을 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봉을 제한하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선수들의 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선수협회와 논의와 동의를 거쳐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구단 역시 그룹에게만 기대지 않고 자체적으로 경영합리화와 마케팅 기법 선진화 등을 통해 시장의 규모를 늘리는 것도 중요한 숙제이다.

글쓴이: 이선호 OSEN 야구비즈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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