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매력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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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매력은 뭘까?
  • 김정숙 기자
  • 승인 2016.12.29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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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포스트 김정숙 기자]“아름다운 바다의 삶”, “평온함(tranquility)”, “숨이 멎도록(breathtaking) 아름다운 풍경” 해외문화홍보원의 ‘2017년 코리아넷 명예기자단’이 경험한 경상남도 통영의 모습이다.

명예기자단 11명이 지난 27일 이른 아침 통영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지난 16일 발대식과 함께 2017년 한해 동안 한국의 소식을 전할 149명의 명예기자단 가운데 한국에서 머물고 있는 11명의 첫 활동기가 통영에서 시작됐다. 독일, 브라질, 가나, 필리핀, 한국 등 총 5개국에서 참가했다.

11명의 참가자들은 1박 2일간 남해의 푸른 바다와 섬이 이루는 통영 천혜의 자연과 이곳에서 탄생한 예술가와 위인이 남긴 삶의 흔적들을 찾아 나섰다.

먼저 도착한 곳은 통영 문화동에 있는 ‘세병관’. 이곳은 조선시대 1603년 충무공 장군의 전공(戰功)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목조 건물이다. 한국에 현존하는 목조 고(古)건축물 가운데 경복궁 경회루, 전라남도 여수 진남관과 함께 평면 면적이 가장 큰 건물로 여겨진다. 조선시대 경상, 전라, 충청 3도의 수군(水軍)을 통솔하는 해상 방어 총사령부인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 본영의 중심건물로, 창건 이후 약 290년 동안 3도 수군을 총 지휘했던 곳이다.

알록달록 한복을 입은 명예기자단은 푸른 남해를 바라보는 곳에 그 위용을 드러내며 서 있는 세병관에 올라섰다. 매서운 바닷바람에도 “정말 멋있다”며 연신 사진을 찍어대느라 분주했다.

가나 출신의 윌리엄스 체이(Williams Kyei, 블로거)씨는 “한국의 멋이 담긴 옛 건축물에서 이렇게 한복을 입고 있으니 우리 문화와는 전혀 다른 한국 문화에 섞여있는(blended)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의 엘레나 쿠비츠키(Elena Kubitzki, 명지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씨는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한복을 입고 걸어 다니니 마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 듯 했다”며 “한복을 입고 이곳에 온 것은 아주 좋은 생각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세병관 옆으로는 각종 군수품을 비롯해, 갓, 부채, 자개, 소반 등 조선시대의 각종 공예품이 제작된 ‘통제영 12공방’이 잘 보존돼 있었다. 12공방은 임진왜란 당시 수군들에게 각종 군수품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설치했다. 이후 전국의 장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번창하기 시작했다. ‘12’라는 숫자는 12개의 공방이 있었다는 뜻이 아니라, 아주 많다는 상징적인 숫자 12를 붙인 것으로, 수많은 공방이 밀집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그 수많은 공방들 가운데 일부만 남아 있지만, 그 맥이 4백 년 넘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통영갓’, ‘통영자개’, ‘통영부채’ 등 통영이란 이름이 붙은 공예품들이 최상의 품질로 여겨지는 이유다.

브라질 출신의 레오나르도 페헤이라(Leonardo Ferreira, 서울대 전기정보공학과 4학년)씨는 “한국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며 “옛 한국인들의 삶이 지금의 한국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는 것이 실감난다. 한국의 옛 모습이 궁금하게 만드는 곳”이라고 말했다.

세병관 서쪽으로 약 1km 안팎에 위치한 ‘서피랑’ 마을로 이동했다. ‘서쪽의 벼랑’이라는 뜻의 이곳은 통영의 관광명소로 언제나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동피랑 벽화마을’과 달리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을 볼 수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서 명예기자단은 나비를 테마로 책을 쌓아 놓은 듯한 ‘99계단’, 엉덩이 모양의 조형물 등 ‘사진 찍기 좋은 명소’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쌓았다.

버스로 약 10분 이동하자 ‘통영이 낳은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바로 ‘통영국제음악당’이다. 약 1천3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선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가 매년 열린다. ‘2017년 통영국제음악제’ 역시 내년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어린 시절 통영에서 자란 작곡가 윤이상은 통영을 대표하는 음악가다. 일본, 프랑스, 독일에서 공부하고 유럽 각지에서 활동한 그는 한국음악의 연주기법과 서양악기를 결합해 서양음악 속에 동양적인 사상을 담으며 ‘동서양을 잇는 중계자 역할을 한 음악가’로 평가 받고 있다.

가나 출신의 도미닉 칸캄(Dominic Kankam, 서울대학원 스포츠매니지먼트과 재학)씨는 “(건물이) 정말 멋있다. 특히 나무로 된 인테리어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정말 멋있다”며 “이런 작은 도시가 이 정도 규모의 공연장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것이 놀랍다. 가나에서는 주요 도시에서만 이런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통영 같이 작은 도시에도 멋진 음악공연 시설이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다음날 28일 아침, 명예기자단은 여객선에 몸을 싣고 통영 한산면 매죽리에 딸린 섬 ‘장사도’로 향했다. 약 1시간 배를 타고 도착한 이 섬은 긴 뱀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장사도(長蛇島)’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반도 남단에 위치해 기후가 온화하여 난대림이 무성하다. 그 가운데 약 10만 그루에 이르는 동백나무가 90%를 차지해 ‘카멜리아(camellia, 동백나무) 장사도해상공원’라고 부리기도 한다. 특히 이른 봄 동백꽃이 활짝 필 때면 섬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에서는 남해의 보물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소덕도를 비롯해, 소매물도, 국도, 소지도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주변 섬들과 푸른 바다가 만드는 절경 때문인지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큰 인기를 얻었던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와 KBS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이하 함틋)’가 바로 이곳에서 촬영됐다.

필리핀 출신의 셀레스트 데이비드(Celeste David, 명지대 영문학과 4학년)씨는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맞닿아 있는 광경이 정말 예쁘다”며 “이곳에서 촬영된 ‘별그대’와 ‘함틋’ 둘 다 봤는데, 드라마 속에 나왔던 이곳 ‘무지개 다리’를 직접 보니 좋다. ’별그대’에서 나왔던 동백나무 길에 겨울이라 꽃이 많이 안 펴서 아쉽지만, 꽃이 만개한 때에 다시 찾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가나 출신의 윌리엄스 체이 씨도 “이곳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실시간으로 올렸더니 한국 드라마 팬인 친구들이 매우 부러워했다”며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들이 많아 신혼부부, 연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통영에서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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