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주한 대사였던 마크 리퍼트 대사가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에 맞춰 임무를 종료하고 20일 오후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후임 대사가 언제 빈자리를 채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후임 주한 미국대사가 부임하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 상반기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후임 대사를 내정도 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후임자를 내정하고, 의회 인준청문회를 거치려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부 진용이 완성되지 않은 것도 후임 주한대사 인선 지연 요소로 꼽힌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는 현지 시간으로 11일 상원 외교위에서 인준청문회를 받았지만, 아직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다.
틸러슨 내정자에 대한 상원 인준절차가 다음 주께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틸러슨이 내정자 꼬리표를 떼도 주한대사를 비롯한 대사 선임에 앞서 국무부 부장관, 동아태 차관보 등의 주요 포스트부터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정치적 고려로 임명된 주요국 대사들에 대해 취임일까지 주재국에서 떠나라고 지시한 데 따라 리퍼트 대사가 20일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런 정치적 고려도 후임 대사 부임 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임 대사 선임과 관련해 탄핵정국인 한국의 새로운 리더십이 갖춰질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수도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외교 소식통은 틸러슨 내정자에 대한 인준도 종료되지 않은 상황 등을 거론하면서 "후임 주한대사가 내정돼 부임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상반기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후임 주한대사 부임까지는 마크 내퍼 부대사가 직무를 대행한다.
과거 미국 행정부 교체시 주한대사의 공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클린턴 정부에서 부시(조지 W. 부시) 정부로 정권이 이양되던 2001년에는 당시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대사는 2월에 임무를 종료했고, 후임인 토마스 허바드 대사는 같은 해 8월 공식 주한대사로 임명됐다.
아버지 부시(조지 H.W. 부시) 정부에서 클린턴 행정부로 정권이 이양되던 1993년에는 당시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2월에 임무를 마쳤고, 후임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같은 해 10월 공식 임명됐다.
그러나 트럼프 신행정부의 출범으로 동북아 정세를 비롯해 국제질서에 전례 없는 대격변이 예상되고,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과 함께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한대사의 공백이 길어지면 한미간 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없지 않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주요 현안 발생시 본국의 오바마 정부 핵심 인사들과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했지만 후임 대사 부임이 늦어지면 신속한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외교 소식통은 "주미 공관을 통해 미 정부와 소통하는 것보다 주한 미국대사를 통하면 소통이 훨씬 빠를 수 있다"면서 "신속성 측면에서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 대사가 누가 오느냐도 중요하다. 트럼프측 핵심 진영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핵 등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트럼프 행정부가 가벼운 사람을 후임 대사로 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