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이경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 법정에 다시 선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첫번째 구속영장 청구로 법원에 출석했던 지난달 18일 이후 근 한 달 만이다. 특검은 법원의 기각 결정이 났던 1차 영장 청구 때와 달리, 이번에는 보강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구체화해 이 부회장의 범죄사실에 포함했다며 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기대한다.
법원은 1차 영장의 경우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타당성)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특검은 이화여대 학사 비리 의혹과 관련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최경희 전 총장에 대해 재청구한 영장이 15일 새벽 발부됐다는 점에 고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최 전 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재청구를 통해 구속되는 사례가 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1차 때와 비교해 2차 영장에 기재된 혐의가 크게 달라진 게 없어서 법원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1차 때와 같은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이 최순실 씨 모녀에게 '승마 지원'을 한 대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 청와대의 도움을 받은 뇌물 사건이라는 특검의 '시나리오'에 큰 변화가 없어서 법원이 다시 기각 결정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여전히 승마 지원은 청와대의 강압에 의한 것이고 합병은 이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에 특검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삼성이 30억 원에 달하는 명마 블라디미르를 최 씨 측에 우회 지원했다는 혐의를 추가했다. 하지만 삼성은 그간 3차례 반박 자료를 내고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 부회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이번 영장심사에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예정이다. 아울러 그간 성실히 특검 수사에 협조하는 등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도 부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이 뇌물 사건이라는 기본 틀을 짜놓고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목표 아래 군사작전을 하듯 벌여온 게 이번 수사"라며 "법정에서 진실이 통할 것으로 본다. 결론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16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또는 17일 오전에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