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특집] 베트남 잇는 한국 ‘애국기업들’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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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특집] 베트남 잇는 한국 ‘애국기업들’ 부상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7.02.17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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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 CJ E&M/CGV, CJ오쇼핑

[코리아포스트 박소연 기자] 인구 9천만의 베트남은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다. 특히 베트남 인구의 60%가 30대 이하일 정도로 젊은 층이 많아 한류를 기반으로 한 방송, 엔터테인먼트, 외식, 홈쇼핑 등 문화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CJ그룹은 2012년 4월 베트남에서 전 계열사 사장단이 모인 가운데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제3의 CJ’를 선언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을 글로벌 사업의 허브로 삼아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차근차근 실현된 이 계획은 베트남 베이커리ㆍ극장ㆍ홈쇼핑 시장에서 CJ를 1위에 올려놓았다.

▲ 뚜레쥬르, 베트남 호치민 응웬짜이점

CJ푸드빌
현재 베트남에 30여개의 매장을 운영중인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베트남 베이커리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7년 6월 베트남의 경제도시 호치민 중심부에 1호점을 내며 진출 후 5년 만인 2012년도에는 매출, 매장 수 등에서 모두 1위로 올라섰다. 베트남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으로 빵을 주식으로 먹는 문화가 있어 시장 확대 가능성은 높았지만, 로컬 베이커리가 뿌리깊게 자리잡은 상황이었다. 뚜레쥬르는 이러한 환경에서도 고급스러운 빵 제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해 현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뚜레쥬르가 진출 전 베트남 식음료 사업은 철저하게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었다. 단적으로 전자제품을 구입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이상이 발견되어도 구입 금액의 10%를 제하고 환불해 주는 것이 관행이었다. 손님이 매장에 들어와도 인사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뚜레쥬르보다 먼저 진출한 글로벌 식음료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뚜레쥬르는 매장에 들어서면 먼저 “뚜레쥬르 신짜오(안녕하세요, 뚜레쥬르입니다)”라는 인사가 울려퍼지게 했다. 또 베트남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자전거와 오토바이 무료 발렛파킹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전에는 모두 주차장에 직접 돈을 내고 주차해야 했다. 이는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고, 유명 레스토랑 체인과 베이커리 업체들이 따라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마일리지와 멤버십 제도를 베트남에 최초로 도입한 것도 뚜레쥬르다.

뚜레쥬르의 성공 요인은 ‘카페형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처음으로 좌석과 테이블이 있는 카페형 매장을 선보였으며,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와 편안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현지 젊은 층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데이트 코스로 꼽히고 있다
뚜레쥬르는 진출 전부터 철저한 사전조사를 위해 현지인 주거 밀집 지역에 숙소를 잡고 현지인들의 식문화, 소비형태 등을 치밀하게 조사해 보다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빵 80종과 케이크 30여종, 샌드위치와 브런치류 25종은 물론 양과자 및 선물류도 35종 이상 판매한다.

 

▲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CGV 셀라돈 떤푸 전경

CJ E&M/CGV
CJ는 2020년 글로벌 Top10 문화기업으로 도약을 선포, 동남아시아 문화콘텐츠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베트남과 태국을 선택, 합작 콘텐츠 공동제작 및 제작 역량 확대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CJ E&M은 2016년 10월 베트남 유력 콘텐츠 제작∙광고대행사인 ‘블루 그룹’을 인수해 베트남에 ‘CJ Blue Corp’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한 공동제작은 현지 시청자와 관객들의 정서를 담은 ‘현지화된 한류 콘텐츠’를 통해 문화 산업 진출의 안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J E&M은 지난 2013년 베트남 국영방송 VTV와 드라마 공동제작 협약을 맺으며 방송 콘텐츠 현지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지난 2014년 10월 VTV와 콘텐츠 제작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베트남 로컬 방송 콘텐츠 산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이미 베트남에서는 VTV와 함께 만든 한-베 최초 합작 드라마 <오늘도 청춘(Forever Young. 36부작)>이 베트남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방송됐다. 지난 2014년 12월 17일에 첫 전파를 탄 <오늘도 청춘>은 하노이의 유복한 집안의 딸 '링'이 한국으로 유학을 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 드라마. 베트남 채널 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 VTV3의 드라마 프라임 타임인 매주 수, 목요일 밤 8시 30분에 편성됐다. <오늘도 청춘>은 평균 시청률 7%. 최고 시청률 9%를 기록하며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화사업도 주목 할만 하다. 지난 2014년 12월 12일 개봉되어 역대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 영화에 등극한 바 있는 <마이가 결정할게2(De Mai Tihn2)>는 CJ E&M의 대표적인 한국-베트남 합작영화다. <마이가 결정할게>는 사랑에 빠지면 모든 행운을 잃어버리는 주인공 호이가 훈남 화가 남과 그의 ‘썸녀’인 투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를 베트남 버전으로 리메이크 한 영화 ‘내가 니 할매다’다 역시 역대 베트남 영화 흥행 2위에 오르기도 하였다. 2015년 12월에 개봉한 ‘내가 니 할매다’의 흥행은 베트남 자국 영화 역대 흥행 2위, 2015년 개봉한 베트남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이다. 외화를 합친 전체 영화 흥행으로는 5위다.

CJ CGV는 지난 2011년 7월, 베트남 현지 1위 멀티플렉스인 메가스타(Megastar Media Company)를 인수,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CJ CGV는 브랜드 전환 후, 한국형 복합문화공간 ‘컬처플렉스’ 문화를 도입해 오감체험상영관 ‘4DX’, 베트남 내 독점 계약한 ‘IMAX’, 프리미엄 연인석 ‘스윗박스’ 등 베트남 최초로 특별관과 특별석을 선보이는 한편, 선진화된 국내 운영 노하우를 접목시켜 프리미엄 멤버십 제도, 카라멜 팝콘과 체다치즈 팝콘, 아이스 팝콘 등 새로운 매점 메뉴 론칭 및 베트남 스텝들의 서비스 교육 및 국내 유니폼으로 의상 교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CJ CGV는 베트남 현지 예술영화 및 독립영화 육성을 지원키 위해 CGV 극장 안에 ‘아트하우스’를 개관하고 영화 창작 교육을 지원하는 ‘베트남 토토의 작업실’을 2012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등 양국의 문화교류 및 우호 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아트하우스의 경우, 한국에선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아트∙ 독립 영화를 상영하고 있지만, 베트남 시장에선 2개관으로 나누어 현지에서 제작한 베트남 독립영화 전용관과 한국영화 전용관으로 운영 중에 있다. 

▲ CJ오쇼핑, 베트남SCJ 홍삼 판매방송

CJ오쇼핑
베트남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서비스는 홈쇼핑이다. TV 앞에 앉아 물건을 주문하고 집에서 편안히 받아볼 수 있는 한국형 홈쇼핑이 베트남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특히 상품 배송은 물론 교환과 반품도 무료로 진행되는 한국 홈쇼핑의 서비스 수준은 세계 최고다. 글로벌 홈쇼핑 업체들이 “한국 홈쇼핑 업체가 진출한 나라에는 나갈 계획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2011년 7월 개국한 SCJ TV Shopping(이하 SCJ)은 베트남 홈쇼핑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CJ오쇼핑과 베트남 1위 케이블 TV 사업자 ‘SCTV’가 합작 투자해 설립됐다. CJ오쇼핑이 중국과 인도,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진출한 나라다.

기존 베트남의 홈쇼핑 방송이 제품 설명에 치중했다면, SCJ는 실감나는 시연과 화려한 화면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한 ‘쇼퍼테인먼트(shopping+entertainment)’ 방송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패션쇼, 요리교습, 트렌드 프로그램 등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방송을 통해 고객들에게 간접 체험을 전달하고 방송 집중도도 높였다. 특히 한국 중소기업 제품인 ㈜부원생활가전의 ‘도깨비 방망이’, ㈜해피콜의 ‘양면 프라이팬’ 등은 개국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표 스테디셀러이다. 특히 이 제품들은 한국 홈쇼핑 직원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다양한 요리를 만들며 고객들의 관심을 끌면서 히트상품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 실감나는 방송을 위해 아예 스튜디오도 새로 설립했다. 2013년 6월 오픈한 SCJ 전용 스튜디오는 연면적 약 1,000㎡ 규모로 3개의 홈쇼핑 전용 스튜디오와 조정실, 편집실 등을 갖췄다. SCJ는 이를 통해 베트남 최대 규모의 홈쇼핑 전문 방송시설을 갖추고 한국과 같은 홈쇼핑 생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SCJ는 지난 2월부터 하루 6~8시간 생방송을 운영 중이며, 토요일에는 11시간까지 생방송을 늘리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생방송은 생생하게 소비자들의 수요를 자극하며 녹화 방송보다 평균 2~3배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SCJ는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를 열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해 인기를 끈 한국 중소기업 상품은 한국산 홍삼과 글루코사민, 그리고 기름을 적게 써도 늘러 붙지 않는 ‘해피쿡 냄비-프라이팬’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베트남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아이템을 분석해 이에 적합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들여와 성공한 케이스다. 2012년 총 7종으로 시작했던 한국 중소기업 제품은 2015년 약 60여 개의 한국 중소기업 상품을 판매해 약 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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