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공장 지으라는 트럼프, 진짜 목표 따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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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공장 지으라는 트럼프, 진짜 목표 따로있다?
  • 김진우 기자
  • 승인 2017.03.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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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진우 기자] 외국 기업에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로봇산업 육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요즘 공장이 세워져도 설비 자동화가 진전돼 실제 늘어나는 일자리는 많지 않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11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IITP는 최근 발행한 '주간기술동향' 보고서에서 "고용 증가 없는 트럼프 리쇼어링(reshoring·해외진출 기업의 본토 귀환)의 진짜 목표는 로봇산업 재건"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요청에 포드, GM 등 미국계 자동차업체를 시작으로 애플, 월마트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잇따라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등 제조업 공장은 로봇 등 자동화가 많이 진행돼 직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새 공장을 짓고 가동하더라도 창출되는 일자리 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WSJ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설립으로 창출될 일자리는 500개 수준이다.

IITP는 "리쇼어링 여부를 결정하는 최우선 판단 근거는 제품의 최종 목적지와 생산시설을 운용하는 환경"이라며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은 당연히 리쇼어링 가능성이 큰 국가"라고 설명했다.

▲ 사진=외국 기업에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로봇산업 육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연합뉴스 제공)

이런 현상은 미국만이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나타나는 흐름이다.

1993년 이후 인건비를 고려해 중국,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옮겼던 아디다스는 24년 만에 미국과 독일에서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들 공장을 로봇으로 운동화를 생산한다. 더는 임금은 고려 요소가 아니므로 시장에서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는 게 아디다스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IIT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 중 한 발언들을 근거로 "그 역시 공장의 유치가 곧 고용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정치적 의도로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로봇산업 육성을 주창하기도 한다"고 관측했다.

미국은 산업용 로봇을 처음 도입했지만 지금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이에 대한 미국 내 논의가 활발해지는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IITP는 "미국이 다시 로봇을 생산하게 된다면 그 주인공은 전통적 로봇업체가 아닌 AI(인공지능)를 연구하는 대형 IT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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