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빠진 TPP서 '중국 vs 일본·호주' 주도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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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빠진 TPP서 '중국 vs 일본·호주' 주도권 경쟁 치열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7.03.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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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후 아시아 시장을 놓고 중국과 일본·호주 진영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14일 FT에 따르면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TPP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후 아시아 시장의 자유무역 체제로 새롭게 떠오른 것은 바로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다.

RCEP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는 거대한 경제블록이다. 회원국을 모두 합치면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2013년 5월 협상을 시작한 후 아직까지는 협상 진전이 더딘 상황이었지만, 미국이 주도하던 TPP가 무산되면서 그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의 한 협상 대표는 "최근 수년간 모두 TPP만 쳐다보고 있었지만, 이제는 RCEP가 유효하면서도 활기차게 논의되는 가장 큰 자유무역 협상이 됐다"고 말했다.

RCEP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나라는 미국의 TPP 탈퇴에 내심 흐뭇해하는 중국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진이난 장군은 "TPP는 중국을 경제적으로 봉쇄하고, 중국을 밖으로 쫓아내려고 만들어진 것이었다"며 "트럼프는 미국을 TPP에서 탈퇴시킴으로써 우리에게 크나큰 선물을 줬다"고 말했다.

중국은 RECP 체결을 올해 말까지 끝내려고 서두르고 있다. RCEP를 주로 관세 장벽을 낮추는 '낮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만들려는 것이 중국의 의도다. 여기에는 미국의 TPP 탈퇴 후 글로벌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부상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있다.

▲ 사진=트럼프 'TPP탈퇴' 행정명령 서명.(연합뉴스 제공)

이에 맞서 일본과 호주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RCEP를 서비스와 투자 분야를 포괄하는 '높은 수준'의 협정으로 만들고자 한다. 중국과의 줄다리기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미국을 자극해 TPP에 복귀시키고자 하는 속셈도 담겨 있다.

예컨대 RCEP 타결로 급격히 커지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 한국과 일본이 특혜관세를 적용받으며 진출한다면, 미국은 TPP를 탈퇴한 것을 후회할 수도 있다. 이를 우려하는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압력을 넣어 TPP 탈퇴를 재고토록 하자는 것이 일본과 호주의 생각이다.

양측은 자신들의 진영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을 끌어들이고자 치열한 로비전을 펴고 있다.

이들 외에 RCEP에 참여하는 나라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베트남은 다자간 협정인 RCEP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행사해 자신들의 규칙을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인도는 중국 제조업의 자국 시장 진출은 꺼리면서도, 아세안 시장으로의 서비스 무역 기회가 열리는 것에는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싱가포르 IHS글로벌인사이트의 경제학자인 라지브 비스와스는 "정치적으로 RECP가 자유무역주의를 위한 최선의 길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RCEP 타결은 쉽지 않다"며 다들 기대가 너무 큰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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