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무역전쟁 원하지 않아"…獨재무와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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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 "무역전쟁 원하지 않아"…獨재무와 회동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7.03.1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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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17∼18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회동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특정 무역관계에 있어 불균형을 공정하게 바꾸기를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G20 재무장관들이 보호무역주의에 저항한다는 과거의 결의를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을 믿지만, 자유와 동시에 공정한 무역을 원하는 것"이라며 "그는 무역협정이 상호적이기를 바란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무역에 관한 관점의 차이는 독일 바덴바덴에서 이틀간 열리는 G20 중앙은행총재·재무장관회의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 사진=美·獨 재무장관 공동기자회견.(연합뉴스 제공)

지난 수년간 G20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들은 성명에서 반복적으로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저항하고 의도적인 통화절하를 하지 않겠다고 결의했었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무역상대국에 일방적인 환율제재와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하고, 무역협정 재협상에 나선 와중에 미국이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대한 저항에 동의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의 거대 축 중국을 환율조작의 그랜드챔피언이라고 지목하는가 하면 멕시코와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상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앞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기존 G20의 입장이 이번에 나올 성명에서 유지될지 불투명하다"고 귀띔한 바 있다.

WSJ은 G20 실무진이 회의 전날까지 성명에 보호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 대신 미국의 제안대로 자유와 공정 무역에 대한 헌신을 넣을지 고심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G20 중앙은행총재·재무장관회의에 앞서 미국과 중국 등 경제대국들이 점점 커지는 보호주의 파고에 제대로 대항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제가 탈선의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폴 도노반 UB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G20이 자유무역에 대한 헌신을 유지하는 데 실패한다면, 이는 미국 정부가 적어도 일부 보호주의적 조처를 실행할 것이라는 심각한 신호로 봐야 한다"면서 "이는 각국의 정책목표가 전 세계의 미래를 겨냥하기보다는 지역주의적 색채를 띠게 되는 갈림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가 독일의 유로화나 중국의 위안화보다 지나치게 강세라고 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달러화 강세를 유도하는 모순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G20 국가들 간에 무역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로화나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여서 이들 국가가 불공정한 무역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난해왔지만, 그가 추진 중인 감세와 인프라투자정책은 물론 기준금리 정상화는 모두 달러 강세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스티븐 잉글랜더 씨티그룹 외환투자전략가는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국가들이 환율조작을 중단하면 미국 무역이 균형에 다가갈 것같이 행세하는데, 문제는 미국이 자본을 투자할 만큼 매력적인 곳인지 여부이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오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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