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외교전' 중국 前외교차관 일행 "솔직한 의견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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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외교전' 중국 前외교차관 일행 "솔직한 의견교환"
  • 김진우 기자
  • 승인 2017.03.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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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진우 기자] 중국의 전직 고위 외교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한국 민·관 인사들을 상대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관련한 '소프트 여론전'에 돌입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왕잉판(王英凡)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이끄는 중국외교부 정책자문위원회 대표단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임성남 제1차관과 만났다.

외교부는 이번 접견이 중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소개한 뒤 협의 내용에 대해 "양측은 최근 한중관계 등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사드 문제를 놓고 입장 차이가 재확인됐음을 시사했다.

중국 측에서는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을 역임했던 왕 전 부부장 외에 류구창(劉古昌) 전 외교부 부부장, 두치원(杜起文) 전 중앙외사판공실 부주임 등 고위급 전직 관료 3명이 자리했다.

▲ 사진=왕잉판(王英凡)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연합뉴스 제공)

비록 전직이지만 이들이 몸담고 있는 외교부 정책자문위가 중국 외교부와 지도부에 조언을 하는 전문가 그룹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와 결코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인사들이었다.

왕 전 부부장은 청사에 도착한 뒤 '사드 문제를 논의할 것이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물음에 "많은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왕 전 부부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전직 외교관들로 구성된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외교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한국외교협회 관계자들은 왕 전 부부장과 사드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 완화 방안, 북핵 해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왕 전 부부장은 오는 22일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비공개 라운드테이블 간담회를 진행한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외교자문단 일원인 석동연 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경력의 위성락 전 주 러시아대사 등 전직 고위 외교관과도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왕 전 부부장은 20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오는 23일 한국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전직 중국 고위 당국자의 이번 방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드 배치와 관련한 '소프트(soft, 부드러운) 여론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말 중국 외교부 현직 당국자가 우리 정부의 초청없이 방한, 정치권 요인들을 잇달아 만나가며 사드 여론전을 펴 국내에서 '내정간섭'아니냐는 비판을 야기한 바 있다.

다만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왕 전 부부장 방문에서 한국 정치인을 만나는 일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왕 전 부부장은 주유엔 중국대사, 아시아 담당 특사 등을 역임한 중국의 외교 전문가로 중국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2015년 한·중 외교부 공동 주최로 중국 광둥성에서 열린 '한중 1.5 트랙 대화' 당시 중국 측 인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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